"심재철 "정세균, 후배 의장에게 경례…부끄럽지 않은가"
'국회내 집회' 내주도 계속 검토…패스트트랙 법안 저지
한국당, 丁 총리 지명 "의회주의 훼손" 파상공세…'4+1'에 강공
자유한국당은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의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을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데 대해 '의회주의 훼손'이라며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입법부 수장을 지낸 인물을 행정부 2인자 자리에 앉히는 것 자체가 삼권분립 훼손이라는 게 한국당의 주장이다.

이는 한국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저지 전략과도 무관치 않다.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법을 '입법부를 무너뜨리려는 수단'으로 규정하고 있는 한국당이 이번 총리 지명을 고리로 '현 여권이 의회주의를 무너뜨리려 한다'는 여론 확산에 나선 것이다.

동시에 정 후보자에 대한 혹독한 인사검증을 예고한 것이기도 하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이번 총리 지명을 거론, "유례없는 방법으로 의회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제 정세균 후보자는 후배 국회의장에게 경례해야 하는데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물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문 대통령은 입법부를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를 즉각 철회해야 하며 정 후보자도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며 "만약 지켜지지 않는다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혹독한 검증 과정을 거친 뒤 인준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경고했다.

정진석 의원은 정 후보자가 전북 출신임을 겨냥해 "전남 출신 총리에 이어 전북 출신을 총리로 하는 게 대통합과 화합이냐"고 반문했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정 후보자 지명에 대해 "진짜 경악할 일"이라고 비판하고 "문희상 의장은 행정부의 시녀처럼 국회를 운영하시더니, 직전 국회의장이 대통령 밑에서 일하겠다는 발상을 보고 영화 '친구'에서 나온 '시다바리'(심부름꾼이라는 뜻의 일제 잔재 용어)라는 말이 생각났다"며 "공화정 원리 등이 몰락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한국당을 뺀 여야 '4+1' 협의체의 선거법 협상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특히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위해 다음 주에도 국회 경내에서 규탄대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 원내대표는 "(4+1 협상은) 석패율, 연동형 캡, 이중등록제, 인구기준 변경 등 온갖 꼼수를 동원해 밥그릇 하나라도 더 빼앗아 먹으려는 아귀다툼일 뿐"이라며 "심상정·정동영·손학규 등 정계 퇴출이 마땅한 사람들이 어떤 경우에도 목숨을 부지하겠다고 하니 비루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원유철 의원은 "이번 1+4 야합은 세계토픽감의 '입법 게리맨더링(자의적 선거구 획정)'이 될 것"이라며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제의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민주주의를 뿌리째 흔드는 '상정맨더링'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정미경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관련한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을 언급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구·경북 여론조사를 한 뒤 친박(친박근혜) 인사를 추려 공천심사위원회에 줬다는 명목의 선거법 위반으로 2년형을 선고받았다"며 "지금 문 대통령도 최소 2년형은 받으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