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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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임시국회 회기결정 안건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받아들이지 않고 3~4일짜리 쪼개기 국회를 열어 선거법안, 공수처 신설법안을 상정하겠다"고 말한 데 대해 "편파적, 불법적 국회운영이다"라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15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의장의 중립적 의사진행 책무를 버리고 문 의장이 민주당의 하수인 노릇을 하겠다는 생각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 심재철 "문희상, 자신 아들 지역구에 아들 세습공천하려 예산안 날치기 처리"
 '문 의장 국회운영 비판' 간담회 갖는 심재철 (사진=연합뉴스)
'문 의장 국회운영 비판' 간담회 갖는 심재철 (사진=연합뉴스)
심 원내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에 아들을 세습공천하기 위해 예산안을 날치기 처리한 것도 모자라서 국회법을 또다시 어기는 행동을 하겠다는 것이다"라면서 "아들한테 ‘아빠찬스’를 쓰도록 하기 위해서 헌정사에 오명이 남는 것도 개의치 않겠다고 행동한다면 역사는 사상 최악의 국회의장으로 문희상을 기록할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문 의장이 (16일) 회기결정의 건과 관련해서 국회법을 어기고 일방적으로 회기를 결정한다면, 우리는 바로 문 의장을 직권남용과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형사고발할 것이다"라며 "헌법재판소에는 권한쟁의심판도 청구할 것이다. 다시 국회에는 국회의장 사퇴촉구 결의안을 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의장은 그동안 의회민주주의자임을 자처해왔다. 취임할 때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협치’라며 국회에서 여야 간 협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국민 앞에 다짐했다"면서 "그랬던 문 의장이 청와대와 여당의 입법청부업자로 전락하지 않았는가. 의회민주주의를 국회의장이 가장 앞장서서 파괴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지역구를 아들한테 물려주고 그를 여당 국회의원으로 만들어보겠다는 사리사욕에서 그런 것이 아닐까"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 이언주 "정치인 아들도 정치할 수 있지만 '정정당당하게 경쟁해야'"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국기문란 선거 개입 문재인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이언주 미래를 향한 전진 4.0 창당준비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국기문란 선거 개입 문재인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이언주 미래를 향한 전진 4.0 창당준비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언주 '미래를 향한 전진 4.9' 창당준비위원장은 14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맞다. 변호사 아버지 아들이 변호사가 됐다고, 의사 아들이 의사가 됐다고 해서 그것만 갖고 세습이라고 비판해선 안된다"면서 "정정당당하게 경쟁한다면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만일 변호사시험을 볼 때 아버지의 인맥이 동원되어 시험문제를 미리 알게 된다면, 의사면허를 딸 때 아버지의 인맥이 동원되고 아버지의 영향력이 작용해서 점수를 잘 받는다면 그건 정정당당한 경쟁일까"라며 "아버지의 지역구에서, 아버지의 지역조직과 지역기득권을 그대로 물려받아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아버지의 당내 영향력으로 공천에서 특혜를 받는 게 과연 공정한 경쟁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문 의장 아들인 문석균 민주당 경기 의정부갑 지역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은 현재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야권 일각에선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문 의장이 지역구를 세습하기 위해 정치에 관심이 없는 아들을 급하게 출마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역구 세습 논란에도 문 부위원장은 아버지 지역구 출마를 강행하겠다고 시사했다. 문 부위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변호사 아버지 아들이 변호사가 됐다고, 의사 아들이 의사가 됐다고 해서 세습이라고 비판하지 않는다. 현직 국회의원 아들이라고 해서 공정한 당내 경선에 참여하는 것조차 막힌다면 억울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 문희상 "아들, 실력 없으면 경선에서 떨어질 것"
'지역구 세습논란' 규탄하는 한국당 (사진=연합뉴스)
'지역구 세습논란' 규탄하는 한국당 (사진=연합뉴스)
문 의장은 한국당이 '예산안 강행 처리는 내년 4·15 총선 아들 공천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 대꾸도 하지 않았다"며 "민주당과 나를 모독하는 말"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이것(예산안) 처리하면 그것(아들 공천)을 해준다고 하면 그것이 공당인가"라며 "대한민국 대명천지에 그런 당이 어디 있겠나"라고 했다.

문 의장은 아들의 정치적 경쟁력에 대해 "실력 없으면 경선에 떨어질 것 아닌가"라며 "내가 실력도 없는 아들을 (국회의원) 시키려고 이렇게 하겠나"라고 했다. 문 의장은 "나도 (아들의) 출마를 반대하고 있다"면서도 "그도(아들) 벌써 나이 쉰살이다. 한국청년회의소(JC) 중앙회장을 하는 등 커리어를 갖췄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본부 부위원장을 하는 등 정치 수업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JC중앙회장 지낸 사람은 전국에서 다 날리고 있다. 과거엔 청년대표로 당의 영입 케이스였다"고 했다.

◆ 아버지 지역구 승계받은 문희상 부자 세습 논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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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이었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국회로 입성한 의원은 다수 있다.

김세연 한국당 의원은 부친인 김진재 전 의원이 물러난지 4년 후 2008년 18대 총선 때 원내에 입성했다. 또 김 의원은 부친의 소속 정당(한나라당)이 아닌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정우택 한국당 의원도 1992년 14대 국회 때 통일국민당 후보로 충북 진천-음성에서 처음 당선됐다. 신민당 소속으로 10대 국회의원까지 지낸 부친 정운갑 전 의원과는 12년 차이가 난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2004년 17대 총선 때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된 뒤 2005년 재·보선을 통해 대구 동을에서 당선됐다. 하지만 부친 유수호 전 의원은 14대 국회까지만 현역의원으로 활동했고 지역구도 대구 중구로 달랐다.

현 여권에서도 김영호 민주당 의원이 2004년 17대 총선 때 부친 김상현 전 의원의 옛 지역구(서울 서대문갑)에 출마했다 낙선했다. 이후 김 의원은 옆 동네인 서대문을로 자리를 옮겨 세 번 도전 끝에 2016년 20대 총선 때 처음 원내에 입성했다.

문 부위원장과 같이 현역 의원인 아버지의 지역구에서 아들이 뒤이어 출마를 선언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