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기조 속 농성 계속…黃 "죽기를 각오할 수밖에 없는 투쟁"
14일 장외집회 등으로 여론 반전 시도
한국당, '최후 저지전략' 고심…"필리버스터 외 방법 없다"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이 예고된 13일 '최후의 저지 전략'을 짜내는 데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저지할 뾰족한 수가 없어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한국당은 지난 10일 예산안 처리 당시 한국당을 뺀 '여야 4+1 공조'의 위력을 확인한 상태다.

다수 의원은 "밟고 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각에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황교안 대표 역시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문제 해결의 방법이 거의 투쟁밖에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서글프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한국당은 일단 필리버스터를 통해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최대한 지연 시켜 시간을 벌고, 추후 법안 처리를 원천 저지할 수 있는 묘수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법안별로 연단에 올라 필리버스터를 할 조를 짜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동시에 공직선거법 개정안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 반대 여론전을 강화할 방침이다.

당장 한국당은 오는 14일 광화문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패스트트랙 법안의 위법·부당성을 알리는 동시에 '친문(친문재인) 3대 농단 게이트'로 규정한 각종 의혹을 부각함으로써 법안 저지 동력과 명분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강경 투쟁을 통해 여론의 반전을 꾀한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농성을 하고 장외집회도 할 것"이라며 "죽기를 각오할 수밖에 없는 투쟁"이라며 투쟁 수위를 높일 것임을 예고했다.

다만 필리버스터와 마찬가지로 여론전 역시 '시간 끌기' 전략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여당과의 막판 협상을 통해 '실리'를 거둬야 한다는 협상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이럴 때일수록 지도부가 '담판'을 지어 실마리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협상의 문도 서서히 닫혀가고 있다는 점이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어제 민주당이 연락해도 받지 않았다.

협상이 끊어졌다"고 했다.

협상에 나설 경우 지지 세력의 반발을 살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를 의식해 당 일각에서는 선거법 통과를 상정해 한국당도 '위성정당'을 만들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수혜를 나눠 갖자고 주장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