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4파전 속 '대세후보' 없이 '3강1약'·'2강1중1약' 평가 분분
당내 3분의 2 차지 '초·재선' 표심 관건…'黃心 어디에' 놓고 구설도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판도 안갯속…"정견발표가 표심 변수"(종합)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8일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권자'인 한국당 의원들의 표심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내년 총선에 따라 임기가 5개월여에 불과한 새 원내대표직을 놓고 강석호·유기준·김선동·심재철(기호순) 의원이 이례적으로 4파전을 벌이는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어느 후보도 아직 '대세론'을 형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당내에서는 현재 4명의 후보가 '3강 1약', '2강 1중 1약'의 구도를 이루고 있다는 등의 전망이 나온다.

1차 투표에서 과반 후보가 등장하지 않고, 1·2위 득표자 사이에 결선 투표가 치러질 거란 예상도 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와 같이 판도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선거 당일 각 후보의 정견발표가 표심을 가르는 결정적인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의원 간의 친소관계를 넘어 여권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강행처리 시도나 검찰의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수사 등 당면 문제에 대해 어떤 해결책을 내놓는지가 더 중요한 고려 요소라는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현장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게 판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잘못 대응하면 당이 엄청난 후폭풍에 빨려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도 통화에서 "의원 절반은 처음부터 지지 후보를 정해놓았을 것이고, 절반은 정견발표를 보고 정할 것"이라며 "당일 호소력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원내대표 경선은 9일 오전 9시에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각 후보의 정견발표와 투표 등의 순으로 치러진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까지 이어질 경우 2시간 안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가 9일 오후 2시 본회의에 내년도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법안이 상정되면 강행 처리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과 동시에 여야 협상에 나서 이를 저지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부여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선 후보 4명은 모두 자신의 지역구로 가지 않고 서울에 머무르며 동료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거나 대면 접촉을 하면서 막판 물밑 유세전을 벌이는 데 주력했다.

당내에서는 각 후보의 패스트트랙 해법이 얼마나 설득력을 갖느냐가 관건이라는 예상과 함께 총선 공천권을 쥐고 있는 황교안 대표의 의중, 이른바 '황심'(黃心)이 어느 후보에게 실리는지에 표심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황 대표 측근 그룹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이날 "김선동 의원이 당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취지의 전화를 몇몇 의원에게 돌린 것으로 알려져 다른 후보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반대로 황 대표가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나경원 현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 불가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당 일각에서 저항이 거셌던 점에 비춰볼 때 '황심'에 대한 반발 심리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당 108명 의원 중 초선이 43명, 재선이 30명으로 초·재선이 73명(67.6%)에 달하는 점에서 이들의 선택이 승패를 가를 거란 예상도 있다.

다만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초선들의 의견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것은 아닌 상황"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