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6일 국회 정상화 의견을 조율했지만 최종 합의엔 실패했다. 국회 정상화 여부는 9일 자유한국당의 새 원내대표가 뽑힌 이후 결정될 전망이다.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3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 앞서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한국당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신청을 철회하고,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상정을 보류하는 방식으로 한 발씩 물러서는 방안을 제안했다.그러나 고심을 거듭하던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끝내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최종 무산됐다.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여야가 협의를 지속해왔고 상당히 밀도 있게, 많이 진척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9일과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국당이 반대하는 선거제 개혁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 검찰 개혁안, ‘유치원 3법’ 등이 모두 상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국회 정상화 여부는 9일 이후 결정될 전망이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국회 정상화는 새 원내지도부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나 원내대표 역시 본인이 최종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과 대안신당은 복수의 지역구·비례대표 의석 배분 법안을 마련해놓기로 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은 “복수의 안(案)에 대해 각각 법안을 만든 뒤 당 지도부에서 최종 결단을 내는 방향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여야 4당이 마련한 복수의 안으로 한국당과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김우섭/하헌형 기자 duter@hankyung.com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6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협상이 불발된 데 대해 "부득이하게 다음 원내대표가 이 부분에 대해 책임 있게 합의하는 게 맞는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이런 부분에 대한 논의와 제안이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원내대표 교체기에 제가 이걸 합의하고 가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여야 교섭단체 3당은 이날 한국당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신청 철회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본회의 상정 보류를 맞바꾸는 잠정안을 마련했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나 원내대표는 "저희가 지금 원내대표 교체기다"라며 "신임 원내대표가 9일 오전에 선출되니, 신임 원내대표와 이인영·오신환 원내대표, 문희상 국회의장께서 오후에라도 충분한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한국당은 나 원내대표의 임기 종료에 따라 9일 오전 후임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문 의장은 9일 오후와 정기국회 종료일인 10일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과 패스트트랙·민생법안을 상정, 표결에 부치겠다고 발표했다.나 원내대표는 "일방적으로 의장께서 발표한 부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적어도 원내대표 교체기일 때는 양해해주는 게 정치적 도리 아닌가"라고 비판했다.그는 '주말에라도 협상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오늘) 신임 원내대표 선거에 돌입했다.그런데 신임 원내대표가 어떤 원내 전략을 구사할지 모르는데, 사정 변경을 만들어놓고 떠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연합뉴스
재선인 홍철호 의원이 6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기로 했다. 주호영(4선) 의원도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까지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은 심재철(5선)·유기준(4선)·강석호(3선)·윤상현(3선)·홍철호 (재선) 등 5명이다. 홍철호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는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당은 대체로 3선 이상의 중진 의원들이 원내대표를 맡아왔다.나경원 현 원내대표의 후임을 뽑는 당내 경선 후보 등록 마감일은 오는 7일이다. 경선은 오는 9일 실시된다. 나 원내대표 임기는 오는 10일까지다.내년 4월에 총선이 열리기 때문에 신임 원내대표는 선출돼도 임기가 4개월에 불과하다.한국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의원 잔여 임기가 6개월 이내일 경우에는 원내대표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나 원내대표 측은 당초 임기 연장을 원했지만 당 최고위는 임기 연장을 불허했다. 한국당에서는 내년 총선 공천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차기 원내대표에 욕심이 있는 인사들이 많았으나 나 원내대표 눈치를 보느라 공개적으로 의사를 밝히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한국당 고위 당직자는 "나 원내대표 측에서는 (차기 원내대표에 대한) 하마평이 나오는 것조차 불쾌해했다더라. 당연히 나 원내대표가 연임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것이다. 나 원내대표 측에서 연임에 대한 의지가 워낙 강하니 당내에선 눈치를 보느라 차기에 대해 제대로 말도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