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외교원 학술회의차 방한…"北, 비건 비롯한 美과 대화 나서야"
헤커 "북미 협상, 현재로선 비관적…'맞춤형' 제재완화 해야"
유명 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미국 스탠퍼드대 명예교수는 수개월째 교착 상태인 북미 대화에 비관적인 전망을 보이면서 북한에 대해 '맞춤형 제재 완화'를 할 것을 제안했다.

헤커 교수는 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열린 외교안보연구소·아시아태평양 핵비확산군축 리더십네트워크(APNL) 주최 비공개 콘퍼런스에 참석한 뒤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러한 주장을 폈다.

그는 "미국이 하노이 때와는 다른 자세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더는 대화하지 않고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금으로서는 우려스럽다"면서 "북한이 들을 의지가 있다는 신호를 보여주지 않는 이상,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들어야 한다"면서 "교착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가장 중대한 조치는 북한 인사들이 나와서 (북미협상 미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을 비롯한 미국 팀과 대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커 교수는 미국을 향해서도 대북 제재에서 더 유연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보이면서 이른바 '맞춤형 제재 완화'(tailored sanctions relief)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지금 북한은 남한과도 대화도 하지 않으려 하며 상당한 실망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남한이 제재를 완화하려면 미국 도움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에 구속돼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헤커 교수는 "남북 경제개발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제재를 완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를 통해 북한은 남한에 조금 더 가까워지고, 남북은 경제적인 혜택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계적인 제재 완화는 핵무기 및 그 생산수단 제거와 북한의 국제사회 통합이라는 최종 목표에 도달하게 하는 신뢰 구축에 있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헤커 교수는 자신이 고안한 이러한 '맞춤형 제재 완화'를 미 정부에 제안한 바 있으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헤커 "북미 협상, 현재로선 비관적…'맞춤형' 제재완화 해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