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영 씨 "입양기관 앞에 나를 두고 간 사람 찾아요"
스웨덴 입양 여교수 "'생년월일·이름' 쪽지가 가족 찾아줄 것"

"나는 1974년 2월 5일 오후 1시 50분 서울시 중구 초동 대한사회복지회 사무실 계단 앞에 노란 스웨터와 핑크 바지를 입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스웨덴 입양 한인 헬렌 린드베르그(49) 씨는 발견 당시인 4세 때 바지 주머니 속에 넣어둔 쪽지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줄 결정적인 단서라고 믿고 있다.

4일 그가 친부모를 찾아달라며 아동권리보장원에 보낸 편지에 따르면, 쪽지 뒤면에는 한국이름 '정은영', 생년월일 '1970년 4월 20일(음력 3월 15일) 오후 10시'라고 적혀있다.

쪽지 앞면에는 '태평양화학' 문구류였음을 알려주는 표시가 있다.

그는 이 쪽지를 주머니에 넣어 입양기관인 대한사회복지회 앞에 두고 간 사람은 친부모 이거나 친척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4년간 키우다가 가정 형편이 어려워 좋은 나라에 가서 잘 살라고 해외 입양을 선택했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정 씨는 친부모가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아니면 살아있어도 연로한 나이여서 찾기를 더는 지체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들어 지난해 48년 만에 처음으로 모국을 찾았다.

입양기관을 방문해 자료를 열람하고, 경찰서에 DNA도 제출하는 등 한 달 동안 뿌리 찾기에 나섰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고 한다.

스웨덴 입양 여교수 "'생년월일·이름' 쪽지가 가족 찾아줄 것"

그는 매일같이 '나는 누구일까', '왜 버려졌을까', '형제자매는 있을까', '부모는 어떻게 생겼을까', '친부모는 손자들을 자랑스러워할까' 등의 질문에 답을 찾고 싶다고 했다.

또 언론에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하고 친가족을 만나려고 하는 이유는 아이들에게 정체성을 찾아주고 싶어서다.

1974년 6월 21일 스웨덴에 입양된 그는 웁살라대 정치학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으며 딸(26)과 아들(18)을 두고 있다.

"양부모가 나를 각별히 사랑해어요.

그런데 내가 버림받았다는 현실은 깊은 상처가 됐고, 나는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받았습니다"
그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내가 아이였을 때 또는 서울에서 머문 4년 동안 나를 알고 있는 누군가가 분명히 있을 거라고 믿는다"며 "나와 내 아이들을 위해 아직 시간이 남아있을 때 빨리 나타나 우리의 상처를 치유해 달라"고 호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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