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사. 사진=연합뉴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사. 사진=연합뉴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미국과의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과 관련해 공평 분담을 강조했다.

정은보 대사는 2일(현지시간) 미국과의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에 대해 "기본적으로 합리적으로 공평한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특별협정 틀 내에서의 협상을 강조한 셈이다.

방위비분담금 4차 협상을 위해 미국에 도착한 정 대사는 이날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협상에서 물러설 수 없는 기본 원칙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정 대사를 비롯한 한국 대표단은 오는 3~4일 미 대표단과 4번째 회의에 나선다. 미국 대표단에선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수석대표를 맡고 있다.

정 대사는 "최종적으로는 한미동맹이나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기여하는 협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본적으로 SMA 틀 범위 내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은 여전히 갖고 있다"며 "(SMA 틀에) 변화가 없도록 하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현행 SMA에서 우리가 부담하도록 돼 있는 항목인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 틀 내에서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미국이 추가로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주한미군 인건비(수당)와 군무원 및 가족지원 비용,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역외 훈련비용 등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다.

앞서 지난달 18~19일 서울에서 개최된 3차 회의도 결렬됐다. 드하트 수석대표가 협상 80여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간 뒤 장외에서 "한국이 우리측 요청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미국은 올해 방위비 분담금(1조389억원)의 5배가 넘는 50억 달러 상당의 금액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사는 새로운 제안을 준비했느냐는 질문에 "저희도 나름대로 이런저런 대안들을 준비하고 왔다"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3차 협상 결렬 후에도 미국 측과 접촉해 왔다고 전했다. 그는 "드하트 대표 등 상당한 정도로 긴밀한 협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서로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양측 대표 간엔 계속적으로 긴밀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내 타결 가능성에 대해선 "연말까지는 타결되는 게 원칙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협상은 논의 과정에서 결과가 예상보다 좀 달리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예단해서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밝혔다.

정 대사는 "양국 간에는 여전히 한미동맹과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앞으로 계속적으로 인내를 갖고 논의해 간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어찌 됐든 서로가 수용 가능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서로가 조금씩 양보해가면서 최종적으로 두 나라에 다 이득이 될 수 있는, 그리고 한미동맹이 강화될 수 있는 쪽으로 결론이 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드하트 대표가 실질적 협상 권한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제가 언급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실질적 권한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기존에 지급된 방위비 분담금 중 미국의 미집행금이 상당 부분 남았다는 지적에 대해선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했다. 정 대사는 "지난 10차 SMA 협상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 과정에서 지적된 바 있다"며 "어떻게 하면 그것이 잘 집행되고, 또 상호 간 이해할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