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검은 코트에 장갑…최룡해는 콧물 흘리며 준공사
영하 추위에 인공기 흔들며 환호…北, 삼지연 준공식 보도
북한 관영방송이 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백두혈통'의 성지인 삼지연군은 김 위원장이 체제 우월성 홍보 등을 위해 야심 차게 재개발을 추진해온 곳으로 준공식에는 매서운 추위에도 많은 주민들이 몰렸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3시 방송에서 김 위원장의 삼지연군 준공식 참석 소식을 총 22분 40초 분량의 녹화 영상으로 보도했다.

재개발에 참여한 군인과 건설자, 주민 등 수백명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상 앞 삼거리를 가득 메웠고, 동상 앞 단상에는 김 위원장 등 노동당 고위 간부들을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김 위원장은 가죽 소재로 보이는 검은색 더블 버튼 코트 차림으로 인근 건물에서 나왔다.

그의 등장에 주민들이 만세를 외치며 손뼉 쳤고, 인공기를 흔들며 색색의 풍선을 띄웠다.

여성 근로자와 군인 건설자, 돌격대원이 각각 꽃다발을 김 위원장에게 건넸다.

김 위원장의 의전을 담당하는 현송월 당 부부장 겸 삼지연관현악단장이 꽃다발을 넘겨받고 의자를 뒤로 빼주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영하 추위에 인공기 흔들며 환호…北, 삼지연 준공식 보도
그동안 비교적 가벼운 옷차림을 선보인 김 위원장은 이날 검은색 가죽 장갑까지 꼈다.

북한은 일반적으로 김 위원장의 행보를 행사 다음 날 보도하는데 전날 삼지연군 백두산의 최저기온은 영하 23도, 최고기온은 영하 15도였다.

단상 위 간부들 모두 털모자를 썼고, 주민들도 두꺼운 옷과 귀마개, 장갑 등으로 무장했다.

그런데도 대부분 볼과 코 등이 빨갰으며, 장갑을 끼지 않은 군인들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준공사를 맡은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콧물을 흘리면서도 미동하지 않고 원고를 읽어내려갔다.

김 위원장은 준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수시로 옆자리의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등에게 무언가를 지시했다.

행사는 김 위원장이 황금색 가위로 준공 테이프를 자르면서 절정에 달했다.

주민들은 인공기와 꽃다발을 흔들며 환호했고, 2·16사단 건설자들이 단상 앞으로 행진하자 김 위원장이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인민대중 중시의 우리나라 사회주의 제도 만세!', '백전백승의 불패의 당 조선로동당 만세!' 등을 적은 현수막이 풍선에 매달려 떠 있고, 축포가 울려 퍼졌다.

이날 영상에 잡힌 삼지연군 읍지구는 경사가 가파른 지붕의 건물과 하얀 눈이 쌓인 모습이 유럽 산악 마을을 연상케 했다.

특히 초록색과 빨간색 지붕이 많아 크리스마스를 연상케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건물들의 외장재와 철판 지붕재의 색깔을 건물의 용도와 특성에 맞게 선정하여 구획이 명백히 구분되게 하며 외부마감을 백두의 천연수림과 잘 어울리게 점잖은 색으로 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또 "민족성과 현대성, 북부 고산지대의 특성을 잘 살리고 실용성과 다양성, 조형 예술화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함으로써 삼지연군 읍지구를 현대문명이 응축된 산간문화도시의 전형으로 일떠세웠다"고 덧붙였다.

영하 추위에 인공기 흔들며 환호…北, 삼지연 준공식 보도
영하 추위에 인공기 흔들며 환호…北, 삼지연 준공식 보도
영하 추위에 인공기 흔들며 환호…北, 삼지연 준공식 보도
영하 추위에 인공기 흔들며 환호…北, 삼지연 준공식 보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