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마친 장병규 4차산업혁명委 위원장 "靑 참모들, 쓴소리 불편해했다"
2년4개월의 임기를 마친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사진)은 “후임 위원장 역시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스타트업 서밋 행사장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장 위원장은 “오늘이 임기 마지막 날인데 그간 건의한 것들이 이뤄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소회를 밝혔다. 2017년 10월 대통령 직속으로 위원회가 출범한 직후 첫 위원장에 임명된 그는 한 차례 연임한 뒤 최근 “더 이상 위원장 직을 맡지 않겠다”고 사의를 나타냈다.

장 위원장은 “주 52시간 근로제는 두발 단속과 같은 낡은 규제”라며 정부를 향해 날선 비판을 가해왔다. 이날도 “민간은 뛰고 있는데 여전히 정부의 속도는 그렇지 못하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또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이라며 “낡은 규제는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가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는 답답함도 드러냈다. 장 위원장은 “청와대 참모들 중 저의 쓴소리를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그가 정부를 향해 근로시간 단축, ‘타다 논란’ 등과 관련해 줄곧 비판의 목소리를 내온 까닭에 청와대 일각에서는 4차산업혁명위원장 후임에 ‘기업인’을 재차 선임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장 위원장은 “청와대에 (후임자를) 직접 추천한 상태”라며 “결정은 대통령 몫이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고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매년 정례화하겠다고 밝힌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민간에는 이 같은 행사가 수없이 열리고 있는 만큼 기업들의 속도에 맞춰 정부도 좀 더 세밀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