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청와대 앞 농성장을 찾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26일 황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황 대표 천막이 점점 커져 의원 10여명이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7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청와대 앞 농성장을 찾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26일 황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황 대표 천막이 점점 커져 의원 10여명이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 설치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단식 농성 천막이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단식 농성을 시작한 황 대표는 청와대가 경호상의 이유로 천막 설치를 금지하자 21일까지는 천막 없이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농성을 벌이다 밤에는 국회로 돌아가 본관 앞 천막에서 잠을 잤다.

이에 대해 '출퇴근 단식 투쟁'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22일부터는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철야 농성을 시작했다. 당초 법을 어길 수 없다며 천막을 치지 않았던 한국당은 황 대표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자 천막을 쳤다.

1평(3.3㎡) 남짓한 비닐 천막으로 시작했던 황 대표 단식 농성장은 점차 커져 현재는 의원 10여 명이 들어가고도 남을 만큼 커졌다. 기둥이 있는 일명 '몽골 천막'이다.

한국당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비바람에 기존 임시 천막이 쓰러져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왼쪽)이 22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찾아 지소미아 효력정지 연기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당초 황 대표는 천막 없이 노상에서 단식투쟁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왼쪽)이 22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찾아 지소미아 효력정지 연기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당초 황 대표는 천막 없이 노상에서 단식투쟁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청와대는 황 대표 측에 단식 농성 천막을 철거해달라고 요청했다. 김광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25일 김도읍 한국당 당대표 비서실장에게 "분수대 광장이 천막 설치가 불가한 지역"이라며 "황 대표님의 힘든 상황과 특수성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그곳에서 오랜 기간 집회를 이어오시던 분들과의 형평성 문제와 규정상의 문제가 있어서 경찰을 비롯해 실무자들 고충이 크니 자진철거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24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 의원총회에서 단식 중인 황교안 대표가 자리에 누워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 의원총회에서 단식 중인 황교안 대표가 자리에 누워 있다. 사진=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26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황 대표가)청와대 농성장에 간이천막을 넘어 몽골 텐트를 쳤다"며 "수많은 시위와 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자리이지만 법을 어기면서 감히 몽골 텐트를 친 것은 황 대표가 처음"이라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2014년 8월 우리당 의원단도 세월호특별법 제정촉구를 위해 그 자리에서 단식을 한 적이 있다"면서 "국법에 따라 몽골식 텐트는커녕 가리개 하나 없이 그 뜨거운 땡볕 아래서 맨몸으로 열흘간 단식을 했다"고 했다.

심 대표는 "야박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제 1야당 대표라고 해서 법을 무시한 황제 단식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권력 남용을 막는 것이 법치"라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부터 지소미아 연장과 공수처·연비제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2일 지소미아 종료유예를 결정했지만 황 대표는 나머지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단식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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