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그린파인·이지스함에 의존…글로벌호크 내달 인도될 듯
스텔스 무인정찰기 확보 계획…초소형 큐브위성 도입 연구
日, 정보수집위성 7기·1천㎞이상 탐지레이더 4기 등 갖춰
'지소미아 갈등' 여파로 한일 대북정보수집 능력에 관심
우여곡절 끝에 기사회생한 지소미아(GSOMIA·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사태는 한국과 일본의 대북 핵·미사일에 관한 정보수집 능력에 대한 관심도 끌어올렸다.

지소미아는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직접정보 뿐 아니라 연관된 간접정보까지로 공유 범위를 확대해 미국을 거치지 않고 한국과 일본이 직접 주고받는 체계이다.

그러나 미국은 지소미아를 한일 양국의 문제로 국한하지 않고 인도·태평양전략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유사시 주일미군 보호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본다.

미국이 지소미아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단순한 한일 갈등 사안을 넘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훼손시키는 안보 문제로 바라봤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지소미아는 동북아에서 미국의 핵심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묶어줄 상징적 고리이자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실질적 성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사실 한국은 각종 첨단 첩보 수집 수단을 더 갖추고 있는 일본의 대북 정보를 의식하고 있고, 일본은 지구의 곡률(曲率)로 인한 대북정보 탐지 속도가 한국보다 느리기 때문에 신속하게 이를 확보하는 데 지소미아가 필요하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북한 미사일은 지상 이동식발사대(TEL)를 벗어나자마자 탐지되는 것이 아니라 지구 곡률 때문에 일정 고도에 올라가야 탐지된다.

북한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이 일본보다 탐지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국의 지상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그린파인)와 해상의 이지스함 레이더 등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탐지할 때 지구 곡률로 인해 구체적인 발사 시각 등 초기 단계에서 일본보다 훨씬 정확한 정보를 확보한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8월 16일처럼 동해 북동방 방향으로 미사일을 쏘면 지구의 곡률로 인해 그린파인에 음영(사각)지역이 생긴다.

일본 쪽에서는 이 방향의 탄도미사일을 끝까지 추적 탐지할 수 있다.

그래서 양국의 대북 정보수집 체계의 약점을 보완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지소미아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군의 한 관계자는 24일 설명했다.

한국과 일본은 지소미아 체결 이후 올해 8월까지 총 30건의 정보를 교류했다.

2016년 1건, 2017년 19건, 2018년 2건, 2019년(8월까지) 8건이다.

8월 이후에도 수건의 정보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들은 그간 일본이 제공한 북한 미사일에 관한 정보가 유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본이 민감한 정보를 일부러 제공하지 않았을 수 있고, 탐지된 정보와 그 분석자료 질이 그다지 양호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이 그간 일본이 제공해온 대북 정보의 질을 낮게 평가한 것은 지소미아 유지를 강력 희망하는 일본이 보완해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 북한 전 지역과 한반도 일부 주변지역을 감시할 수 있는 고고도 무인정찰기(HUAS) 글로벌호크 4대를 다음 달부터 미국에서 도입할 예정이다.

군 일각에서는 센서 보완 등으로 내년 1월로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지상 20㎞ 상공에서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해 첩보위성급 무인정찰기로 불리는 글로벌호크는 한번 이륙 때 최대 체공 시간이 약 30시간에 달한다.

시속 629㎞로 비행하고 최대 항속거리는 2만2천779㎞에 이른다.

노스럽그루먼사가 제작해 지난 2001년 처음 배치된 글로벌호크는 약 40m에 달하는 넓은 날개폭으로 인해 적의 레이더에 쉽게 탐지될 수 있는 약점이 있다.

미국 국방부는 글로벌호크가 첨단 방공능력을 갖춘 중국과 러시아 등의 위협에 대처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평가하고 대폭적인 감축을 고려 중이라는 최근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공군은 현존 위협과 주변국의 잠재적 위협에 대비해 유사시 고위협 지역에 은밀히 침투해 정보를 수집하는 스텔스 무인정찰기를 확보할 계획이다.

B-2 스텔스 폭격기 외형과 같이 레이더에 잘 탐지되지 않는 구조로 설계하고 합성영상레이더(EO/IR)와 고성능 영상레이더(SAR)를 갖출 계획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중심으로 초소형 큐브 위성 확보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고성능 정찰장비를 탑재한 무게 1.3㎏가량의 큐브 위성 수십 개를 띄워 북한 전 지역을 샅샅이 감시한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발사 비용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오는 2023년까지 군 정찰위성 5기를 전력화할 예정이다.

사업비 1조2천214억원을 투입해 영상레이더·전자광학·적외선 레이더 등을 갖춘 정찰위성 5기를 확보하는 것이다.

북한이 800여발(KN-02 제외)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비록 구형이지만 TEL도 100여대를 운용 중이어서 대북 감시·정찰능력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현재 북한 탄도미사일을 지상에서 탐지 추적하는 레이더인 그린파인은 '블럭B' 2기가 배치되어 있다.

앞으로 이스라엘 ELTA사의 '블럭C' 2기가 추가 도입된다.

그린파인 블럭C는 탐지거리가 800㎞ 이상으로, 기존 블록 B(600㎞ 이상)보다 길다.

백두, 금강 정찰기를 통해 평양 이남에서 군사분계선(MDL)까지의 군사시설에서 발신되는 무선 통신을 감청하고, 각종 영상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지소미아 갈등' 여파로 한일 대북정보수집 능력에 관심
반면 일본은 고성능 카메라로 낮에 지상의 모습을 촬영하는 광학 위성 2기와 야간이나 기후가 좋지 않을 때 전파를 사용해 촬영하는 레이더 위성 5기 등 7기의 첩보 위성을 운용하고 있다.

앞으로 이를 10기로 늘릴 계획이다.

1천㎞ 밖의 탄도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를 탑재한 이지스함 6척, 탐지거리 1천㎞ 이상 지상레이더 4기, 공중조기경보기 17대, P-3와 P-1 등 해상초계기 110여대 등의 다양한 정보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의 대북 정보수집 능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이런 다양한 첩보 수집 수단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한편으론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놀란 일본 정부가 미국 등의 민간 기업이 운용하는 위성을 다른 나라의 군사 정보 수집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일본 언론가 나온 바 있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궤적을 두 차례 이상 탐지하지 못한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