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5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5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20일(현지시간) 한·미 관계에 대해 “양국의 국수주의적 정책이 동맹의 현실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해선 한·미·일 3각 협력 매커니즘이 쇠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날 미국 비영리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가 뉴욕 맨해튼의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연례 만찬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국수주의적 이기심은 반드시 공동의 이익에 종속돼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매우 중요한 시점에 있다”며 “지난주, 이번 주, 남은 몇 주가 동맹을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분담금 협상의 향배가 한·미동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현재 한·미동맹엔 긴장감이 있다”며 “우리는 이런 긴장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지소미아와 관련해 “그 협정은 쉽게 체결된 게 아니다”면서 “협정이 종료되면 예상했던 것보다 동맹에 큰 영향이 있을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소미아 종료시 “(한국의) 일본과의 관계의 질에서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 “(한·미·일) 3각 협력 메커니즘도 쇠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대사도 “미국에서 한·미관계에 대한 의문이 많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미국에서 ‘미국 우선주의’가 고개를 들면서 동맹 관계가 부담이 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소미아 종료 조치에 대해 “한·미관계의 불확실성을 보여주는 증상”이라며 “한·미 협력이 지연되는 걸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우리는 이런 협력 관계가 다시 복원되도록 노력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내년 초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이사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2009년부터 10년간 이사장을 맡아온 토마스 허버드 전 대사는 올해 말 퇴임한다. 스티븐스 대사는 “지금이 한·미 관계에 가장 중요한 시점인 것 같다”며 “양국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 지 집중 조명하는 역할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