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향해 날 선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이 잠정 중단된 가운데 집권 여당에서 미국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모양새다. 자칫 한·미동맹에 균열이 생길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해리스 대사가 있는 한 미국대사관에 밥 먹으러 안 간다”며 “이때까지 대사들을 만나 봐도 그렇게 무례한 사람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리스 대사는 너무 오만하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해리스 대사는 외교관이 아니다”며 “(만나서) 본인 젊었을 적 사진만 얘기하고 비호감”이라고 평가했다.

해리스 대사의 주미 한국대사 인사 개입 의혹도 제기했다. 이 대변인은 “사실 문정인 (연세대) 교수가 주미대사가 안 된 것도 해리스가 역할을 많이 했다”며 “비선으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해리스를 움직였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민주당)도 해리스 대사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해리스 대사가 최근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 등 상임위원장들을 만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한 것에 대해 “대단히 무례하고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해리스 대사가 군인 출신이라도 대사로 임명됐다면 외교관으로서 예의와 자세는 갖춰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