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北 한미훈련 반발에도 같은 반응…북미대화 재개 신호 속 원론입장 재확인
비건 협상 제안 여부 등에는 답변 안해…北, 美 동부 아침시간대 택해 발표
美, '협상용의' 北입장에 "트럼프, 싱가포르 약속 진전에 전념"
미국 국무부는 14일(현지시간) 협상 용의가 있지만 미국이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북한의 입장 발표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약속을 진전시키는 데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입장 발표에 대한 연합뉴스의 서면 질의에 "트럼프 대통령은 관계 전환과 항구적 평화 구축, 완전한 비핵화라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약속을 진전시키는 데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전날 한미연합공중훈련에 대한 북한의 강력 비난에 대해 내놨던 국무부의 입장과 같은 것이다.

북한의 주장대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2월 협상을 제안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따로 답변하지 않았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한미연합훈련 추가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고 북한이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근본적 해결책을 내놓으라며 대화 재개의 신호를 보내는 동시에 주도권 싸움에 들어간 가운데 협상을 통한 진전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날 북미 실무협상 북측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 명의의 담화를 발표하고 비건 대표가 제3국을 통해 12월 중에 다시 만나 협상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며 용의는 있으나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도 담화를 내고 에스퍼 장관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나는 미국이 남조선과의 합동군사연습에서 빠지든가 아니면 연습 자체를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 대사와 김영철 위원장의 담화 모두 한국시간으로 밤 시간, 미국 동부시간으로 아침 시간에 나왔다.

북한은 대체로 한국시간 오전 시간에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입장을 발표하지만 미국에 대한 메시지를 좀 더 분명히 하기 위한 차원에서 시간대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