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전현직 고위 관료를 다수 영입해 출마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러 부처 중 특히 기획재정부 장차관 출신에 대한 ‘러브콜’이 뜨거운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총선 영입 인사 1호로 김용진 전 기재부 2차관을 낙점해 지난 13일 입당식을 열었다. 김 전 차관은 자신의 고향이자 민주당 약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경기 이천에 출마를 준비 중이다.

정치권에서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구윤철 기재부 2차관 등의 ‘차출설’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기재부 1차관 출신인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도 물망에 오르내린다. 홍 부총리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총선 출마) 계획이 없다”고 했고, 김 전 부총리도 사석에서 출마 의사가 없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민주당 내에서 이들의 등판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이 기재부 전현직 관료에게 구애를 하는 것은 어려운 경제 상황과 무관치 않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 정부의 가장 잘못한 정책 1위로 ‘경제’가 꼽히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경제 관료 영입은 ‘집권여당이 경제에 무지하다’는 이미지를 불식하기 위한 포석”이라며 “특히 경제부처 맏형 격인 기재부 출신은 경제의 큰 그림을 그려본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했다.

민주당에는 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의원을 제외하면 기재부 장차관 출신 의원이 없다. 이에 비해 자유한국당에는 기재부 차관을 지낸 김광림 추경호 송언석 의원 등이 포진해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노동계와 시민단체 출신 위주인 당내 구성원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재무 관료 출신을 중용해야 한다는 데 동감하는 당원이 많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