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집단 암 발병의 원인지로 지목된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인근 비료공장 /사진=연합뉴스
주민 집단 암 발병의 원인지로 지목된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인근 비료공장 /사진=연합뉴스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 주민들의 집단 암 발병 원인으로 알려진 '연초박'이 폐암·비강암 등 무서운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져 그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장점마을 환경오염 실태조사 및 환경개선 사업과 함께 주문들에 대한 상담치료를 병행할 계획이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14일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가진 '장점마을을 환경부 역학조사 최종발표회'에서 "인근 비료공장과 주민 암 발생 간의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곳의 비료공장인 금강농산은 2009∼2015년 TSNAs가 함유된 연초박을 KT&G 신탄진공장 등에서 무려 2000톤 넘게 반입했다.

금강농산은 퇴비로만 사용해야 할 연초박을 불법적으로 유기질 비료로 만드는 가열 과정을 진행, 발암물질이 휘발돼 주민에게 영향을 끼쳤다.

연초박은 담뱃잎 찌꺼기로 담배 제조공정에서 나오는 부산 폐기물이다.

담뱃잎 찌꺼기는 열을 가할 경우 유독 물질이 나오기 때문에 비료관리법에 의해 가열하지 않는 퇴비 생산에만 쓰도록 규정돼 있다.

장점마을 인근 비료공장은 연초박을 380도가 넘는 고열로 건조시켜 유기질 비료를 생산하는 데 불법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박은 연소 과정에서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을 발생시키는데, 이는 국제암연구소(IARC)가 1군 발암 물질로 지정한 NNN(Nicotine-nitrosamine nitrosonornicotine)과 NNK(N-nitrosamine ketone)가 함유돼 있다.

이 물질은 폐암과 비강암·구강암·간암·식도암·췌장암 등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박은 또 가열 과정에서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를 발생시키는데, 이는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Benzo pyrene)을 함유하고 있다.

이에 단기간 노출되면 눈·피부 자극과 어지러움, 구토, 염증 반증이 나타나며 장기간 노출될 경우 폐와 방광, 위장관에 암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심하면 간 및 신장의 손상과 심혈관계 이상으로 인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이에 따라 시는 2억1000여만원을 들여 장점마을 환경오염 실태조사와 함께 비료공장 부지(1천400여㎡)의 폐기물 처리 등 환경개선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실태 조사를 토대로 장점마을 내 침착 먼지 제거, 농·배수로 준설, 주거환경 정화작업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또한 시는 암 관련 질환을 관찰하고 우울감 등 심리적 불안감을 느끼는 주민에 대한 상담 치료도 병행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장점마을 암 집단 발병 사태에 대한 시민 분노와 걱정을 잘 알고 있으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환경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장점마을을 친환경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방정훈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