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독립운동가 최영보·송계월·강영파 선생 포함
일제에 맞선 농민 김희식 선생에 건국훈장…정부, 136명 포상
국가보훈처는 제80회 순국선열의 날(11월 17일)을 맞아 독립 만세운동에 참여하다 체포돼 징역 5년을 받은 김희식 선생 등 136명을 독립유공자로 포상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에 포상되는 독립유공자는 건국훈장 31명(애국장 7, 애족장 24), 건국포장 9명, 대통령표창 96명 등이다.

포상자 중 생존 애국지사는 지익표(95) 선생뿐이며, 여성 포상자는 28명이다.

훈·포장과 대통령표창은 순국선열의 날 중앙기념식장과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기념식장에서 본인과 유족에게 수여된다.

3·1운동에 참여하다 체포되어 중형을 받은 김희식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된다.

선생은 무학(無學)의 평범한 농민으로 1919년 4월 1일 경기도 안성 원곡면사무소 앞 등지에서 일어난 독립 만세운동에 참여했다가 체포돼 징역 5년을 받고 고초를 겪었다.

1919년 4월 1일 1천여명의 면민과 함께 원곡면사무소 앞에서 독립 만세를 부르고 인근 양성면사무소와 양성면 경관주재소 등을 공격·파괴하는 데 앞장섰다.

보훈처는 "무단통치로 일컬어지는 1910년대 일제의 폭압에 가장 격렬하게 투쟁하다 만세운동 사건으로는 이례적이라 할 중형을 받은 사례"라며 "안성시에서 포상을 신청한 것으로, 독립유공자 포상에 지방자치단체와 보훈처가 협업한 사례"라고 밝혔다.

3·1운동에 참여하다 체포되어 태형 70대를 받고 고초를 치른 이만용 선생에게 대통령표창이 추서된다.

선생은 1919년 4월 5일 충남 청양군 정산시장 장날에 일어난 만세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됐다.

100여명의 장꾼이 시작한 정산시장 만세 시위 때 일제 헌병이 30여 명을 연행하자 700여명으로 불어나고 헌병이 이에 발포해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튿날 선생은 1천여명으로 불어난 시위군중과 함께 사망자 운구행렬에도 참여했다가, 청양 헌병분견소에 끌려가 태형 70대를 맞았다.

4년 뒤인 1923년 9월 30대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에서 일제의 악형이 얼마나 잔인했는지를 보여준다.

포상자 중에는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도 눈에 띈다.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 최영보 선생은 1919년 11월 평양에서 대한애국부인회에 참여하고 대한민국임시정부를 후원할 목적으로 독립운동자금 모집과 독립운동 지원 활동을 하다 체포되어 징역 2년 6월을 받고 옥고를 치렀다.

당시 선생은 대한애국부인회 진남포 기독교 장로파 지회장의 직책을 가졌으나 실제로는 경남 마산의 기독교계 사립학교 교사로 일했다.

기독교 여성으로서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한 사례로 꼽힌다.

일제에 맞선 농민 김희식 선생에 건국훈장…정부, 136명 포상
건국포장이 추서된 송계월 선생은 어린 나이에 독립운동에 참여해 세 차례나 투옥된 여성 독립운동가다.

1928년 5월 경성여자상업학교 재학 중 동맹휴학에 참여하다 체포됐고, 1930년 1월 서울에서 광주학생운동 지지 시위를 주도하다 체포되어 징역 6월,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이듬해 6월에는 경성여자상업학교 졸업생 신분으로 모교의 동맹휴학을 선동한 혐의로 다시 체포됐다.

1930년 1월 광주학생운동 지시시위 당시 선생은 자신의 하숙집을 서울지역 여학교 대표들의 비밀회합 장소로 제공했고, 여학교 간 연락책을 맡아 서울지역 시위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 강영파 선생은 중국 상하이와 충칭 등지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지원에 헌신한 여성 독립운동가다.

1930년 8월 상하이에서 상해여자청년회 창립대회 준비위원 및 임시위원으로 활동하고 1932년 4월 동 회의 총무부장을 맡았다.

임시정부가 중칭으로 이동한 뒤 1942년 한국애국부인회가 재건되자 재무부 주임을 맡았으며 1944년 3월에는 임시정부의 여당격인 한국독립당 당원으로도 활동했다.

한국광복군사령부 군의처장으로 활약하고 임시의정원 의원을 지낸 유진동 선생의 부인이기도 하다.

일제의 정보문서와 '신한민보' 등에서 선생의 독립운동 공적이 확인됐다.

일제에 맞선 농민 김희식 선생에 건국훈장…정부, 136명 포상
보훈처는 "독립기념관, 국사편찬위원회, 국가기록원, 지방자치단체, 문화원 등 관련 기관과 사료수집 협업체제를 강화하고, 국내외 소장 자료를 지속해서 수집함으로써 독립유공자 발굴·포상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독립유공자로 포상을 받은 사람은 1949년 포상이 시작된 이래 건국훈장 1만1천45명, 건국포장 1천317명, 대통령표창 3천463명 등 총 1만5천825명(여성 472명 포함)에 이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