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금강산 관광 세미나
"北 관광 비싸고 통제 심해…투자 불확실성도 높아"(종합)
북한이 독자적인 금강산 관광사업 방침을 밝히며 남측 시설물 철거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관광산업 경쟁력이 아직 낮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서철준 중국 연변대학교 경제관리학원 부원장은 12일 종로구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가 개최한 세미나 '금강산 관광에 대한 재고찰과 해법 모색'에 참석해 북한 관광업의 현황을 진단했다.

서 부원장은 "중국은 몇 년 전 북한 관광개발지구에 대해 투자를 검토하다가 중단했다"며 "유엔 대북제재 영향도 있지만, 투자의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중국의 많은 기업이 북한에 투자한 결과 ⅓ 정도만 성공했다.

⅓은 실패했고 나머지 ⅓은 이윤이 없었다.

승산이 적은 것"이라며 "북경조선족기업가협회 회장이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해 투자 여건을 검토했지만,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판단했다더라"고 덧붙였다.

올레그 키리야노프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 연구위원은 근래 북한을 여러 차례 다녀온 경험을 공유했다.

2016년 마식령 스키장과 금강산을 방문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원산, 갈마, 함흥을 여행했다고 한다.

키리야노프 연구위원은 "제 느낌으로 북한 측은 아직 대규모로 관광객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러시아 사람들이 제일 답답해하는 불만은 혼자서 호텔 밖에 나갈 수 없다는 것"이라며 "특별히 군인 사진을 찍을 생각이 없는데도 자유롭게 못 다니게 하니 일반인이 어떻게 사는지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광 비자를 받는데도 (많이)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여행 비용이 싸지도 않다.

비싸다.

러시아에서 태국이나 한국에 가는 게 더 싸다"며 "이런 걸 다 합치면 북한보다 동남아에 가는 게 낫겠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과거 남북간 금강산관광 협상에서 시사점을 얻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통일부에 재직하며 금강산관광 사업에 직접 관여했던 이찬호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2001년 10월 3∼5일 진행됐던 제1차 금강산 당국회담 경험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강산 관광은 1998년 해로(海路) 관광으로 첫발을 뗐지만, 관광객의 급격한 감소와 현대아산의 재정난으로 3년 만인 2001년 좌초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육로(陸路) 관광을 역제안하며 남북 관계에 물꼬를 텄다.

이 변호사는 "정부가 북측 철거 통보에 그대로 응하는 건 적절치 않다.

창의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남북 당국이 지원하는 개성공단관리위원회처럼, 궁극적으로 금강산에도 정부 당국이 참여하는 관리위원회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순직 국민대 한반도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재개발·재건축을 할 때 철거에 나서면 기존 시설물은 붕괴되지만 그로 인해 새 아파트가 들어선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도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금강산 사업의 '리모델링'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훈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우리가 금강산만 갖고 접근한다면 '말귀 못 알아듣는다'는 피드백이 올지 모른다"며 더 큰 틀에서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북한이 이 시점에 금강산 문제를 제기한 건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중재자·촉진자 역할을 제대로 하라는 뜻"이라며 "우리 정부가 미국에 북한 입장도 잘 설명하고, 국민들에게는 금강산 관광이 가진 의미도 적극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北 관광 비싸고 통제 심해…투자 불확실성도 높아"(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