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상회담 직행' vs 美 '의제 사전조율해야'…'정상회담은 美에 달려' 분석도
트럼프, 대선전 北관리위해 전격 응할 수도
김정은-트럼프 '12월 담판설'에 힘 실은 국정원…관측 엇갈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 달 중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는 것을 목표로 잡아놓았다고 국가정보원이 4일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실제 12월에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월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은 그간 외교가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는데, 국정원이 이런 전망에 상당한 힘을 실은 것이다.

'김 위원장이 12월중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목표로 정해놓았다'는 국정원의 보고가 정보에 의한 것인지, 정세 분석에 따른 단순한 전망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이혜훈 정보위원장(바른미래당)은 "북한 입장에선 북미 정상회담을 (12월 개최로) 목표로 잡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 그러니까 북미회담 전에 실무협상을 하려면 12월 초까지 하지 않겠느냐는 합리적 추측이었다"며 "(12월 정상회담 개최) 전망이 아니고, 그게 그 사람들(북측)의 목표일 거라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의 언급 배경과는 관계없이 북미 3차 정상회담 성사 여부는 김정은 위원장보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달려있다는 게 중론이다.

북한은 연말까지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내년에는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경고를 계속해왔는데, 연말에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입장 변화여부를 타진해 보기를 원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그간 까다로운 실무협상을 건너뛰고 바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과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도 모두 비핵화를 비롯한 의제에 대한 실무협상 없이 정상회담 일정 등을 협의하기 위한 실무회담만 열린 채 진행됐다.

그렇다 보니 원론적인 내용만 다뤄진 싱가포르 회담 때는 큰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2차 하노이 회담은 큰 시각차만 드러낸 채 결렬됐다는 평가가 많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과의 3차 정상회담은 과거처럼 비핵화를 비롯한 의제에 대한 조율없이 이뤄질 수 없다는 입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협상 등을 통해 사전에 충분히 이견이 조율된 뒤에 정상회담이 열려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과 미국은 '하노이 노딜' 이후 오랜 기 싸움 끝에 지난달 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비핵화 실무협상을 진행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다.

미국은 북한에 창의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계획을 소개했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구태의연하다'며 돌아섰고 이후 이렇다 할 협상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4일 "실무협상 재개에 대한 관측도 하기 어려운데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하기는 너무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측을 하기 어려운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상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연말을 전후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있는데,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조용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정상회담에 응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과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가 다시 '노 딜'(No Deal·결렬)이나 '배드 딜'(Bad Deal·나쁜 합의)을 했다가는 오히려 대선에 도움이 될 수 없어 쉽게 정상회담 제안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더 많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