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천성당 주변 애도 분위기…신도 등 제한적 조문 행렬
문재인 대통령 모친 강한옥 여사 빈소가 마련된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30일 제한적으로 조문이 이뤄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54분 기독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등 7대 종단 지도자들이 빈소로 향해 조문했다.

종단 지도자들은 문 대통령이 이달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마련한 간담회에 참석한 인사들로 알려졌다.

다만, 문 대통령은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이 오후에 보낸 조화는 돌려보냈다.

강 여사가 평생 다녔던 부산 영도구 신선성당 동료 신도들도 남천성당을 찾아왔다.
남천성당 주변 애도 분위기…신도 등 제한적 조문 행렬
신선성당 신도 10여명은 오전 11시 20분 빈소에 들어가 조문했다.

한 신도는 "문 대통령 어머니가 평생을 신선성당에 다니셨다"며 "대통령 취임 직후까지 성당에 나왔는데 그 이후에는 기력이 없으셔서 나오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송정규 롯데자이언츠 전 단장은 오전 10시 20분 혼자 남천성당에 찾아와 5분 넘게 기다린 끝에 빈소로 향해 문 대통령을 만났다.

조문을 마친 전 단장은 연합뉴스와 만나 빈소 내부가 조촐하면서도 숙연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는 "조문이나 조화를 받지 않는다고 하셔서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도 "대선 패배 이후인 2013년 말 내 부친 장례식장에 오셔서 3시간 동안 자리를 지켜주셨다.

많이 바쁘셨을 텐데도 오셔서 진심으로 위로해준 게 고마워서 조문하러 왔다"고 말했다.

오후가 되면서 남천성당 정문 주변에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성당 내부를 바라보며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

한 시민은 조문을 위해 찾아온 한 야당 대표가 성당 앞에 주차한 채 기다리자 "가족장으로 진행하기로 했는데 정치인이 왜 왔느냐"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부산의 한 목사는 "애도하는 시민들에게 나눠주려고 한다"며 국화 수십송이를 들고 오기도 했다.
남천성당 주변 애도 분위기…신도 등 제한적 조문 행렬
성당 출입문 곳곳에 배치된 청와대 경호원들은 외부인 출입 시 방문목적과 내부 확인 등을 거쳐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머님의 신앙에 따라 천주교 의식으로 가족과 친지끼리 장례를 치르려고 한다"며 "많은 분들의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발인은 31일로 예정돼 있다.

고인은 당일 오전 장례미사 이후 경남 양산 하늘공원에 안장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