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촐하고 조용한 장례…정치인 조문 사양 속 정동영은 조문
국무위원 조화도 돌려보내…미사·위령기도 하며 고인 애도
文대통령 내외·친지·신도 150여명 참석한 가운데 조용한 장례미사
文대통령,정동영에 "와줘서 감사"…김현미·김부겸은 입구까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모친 강한옥 여사에 대한 조문을 정중하게 거절한 가운데 빈소가 마련된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는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된 채 조촐하고도 조용한 장례가 치러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30일 새벽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머님의 신앙에 따라 천주교 의식으로 가족과 친지끼리 장례를 치르려고 한다"며 "많은 분들의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전날부터 남천성당 주요 출입로 등에는 청와대 경호원들이 배치돼 외부인의 신원과 방문 목적 등을 확인한 뒤 출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조용한 장례를 치르겠다는 뜻을 밝힌 대로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거절됐다.

대신 문 대통령은 7대 종단 관계자들로부터는 조문을 받았다.

부산 민주화 운동의 대부이자 문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도 빈소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또 정치인들 가운데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의 조문을 받기도 했다.

정 대표와 부인은 이날 오전 10시 15분께부터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과 함께 추모관 앞에서 기다렸으며, 이를 전해 들은 문 대통령이 '오래 기다리셨으니 뵙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정 대표는 오전 10시 45분께 조문을 마치고 나온 뒤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에게) '훌륭하신 어머니를 여의시고 애통한 심정이 크실 것 같다.

위로를 드린다'는 말씀을 드리며 조문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머니께서 5남매를 훌륭하게 키우셨다.

어떻게 보면 어머니께서 참 복이 많으신 분이고, 그래서 문 대통령 같은 분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문 대통령의 표정이 어땠나'라는 물음이 나오자 "(문 대통령이) 와 줘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전했다.

다만 정 대표 이외의 정치인들의 조문이나 근조기 등은 일절 거절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근조기는 전날 성당 입구에서 경호팀에 의해 돌려 보내졌고,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여겨지는 이호철 전 수석도 성당 안으로 들어갈 수는 있었지만, 빈소에서 조문하지는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전날 오후 11시 15분과 이날 오전 7시 등 두 번이나 남천성당을 찾았으나 조문하지 못했다.

인근에서 1박을 했다는 김 의원은 "어쩔 수 없다"며 발길을 돌렸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전날 조문하러 왔으나 돌아가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천성당 인근에 관사를 둔 오거돈 부산시장도 출근길에 남천성당에 잠시 들어가긴 했으나 조문은 못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일동 명의의 근조 화환,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근조 화환도 이날 오전 도착했으나 문 대통령 측에서 정중히 사양하면서 화환은 다시 차에 실려 되돌아갔다.

일부 시민들도 조문 요청을 했지만 역시 "가족장으로 하기로 했다.

유족의 뜻을 이해 바란다"는 경호처 관계자의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렸다.

문 대통령 내외는 전날 다른 곳에 머물다가 이날 새벽 5시40분께 남천성당에 도착해 미사에 참석하고 위령기도를 드렸다.

미사에 참석했다는 한 수녀는 "위령을 위한 미사였고, 대통령 내외와 친지, 신도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며 "평소와 비슷한 분위기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과 여당 등에서 조문을 오면 원칙적으로 돌려보낼 생각"이라며 "조문은 가족들에 한해서 받고 있다"고 말했다.

빈소에서는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편 빈소 인근에서는 일부 시민들이 취재진을 향해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다는 취지로 항의하기도 했다.
文대통령,정동영에 "와줘서 감사"…김현미·김부겸은 입구까지만
고인의 발인은 31일로 예정돼 있다.

고인은 장례미사 후 경남 양산 하늘공원에 안장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