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내부검토 위해 자료 만들고 민주당 요청으로 제공" 자료 공개는 거부
文대통령 시정연설로 공방…野 "말바꾸기·가짜뉴스" 與 "올바른 방향 제시"
野 "기재부, 민부론 與반박문건 만들어줘"…與 "당정협의 일환"(종합)

기획재정부가 자유한국당의 경제정책 대안 '민부론'을 반박하는 문건을 만들어 더불어민주당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두고 여야가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날 선 공방을 벌였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발표한 '민부론 팩트체크' 원본 파일의 문서 정보상 최초 작성자 ID가 기재부에서 대(對)국회 업무를 담당하는 서기관 ID와 동일하다며, 민주당이 사실상 기재부에 '하청'을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당 추경호 의원은 "기재부가 민부론에 내부 검토는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왜 그 자료가 민주당으로 가서 한국당을 공격하는 형태로 간 것이냐"며 "특정 정당을 옹호하고 특정 정당을 공격하는 것은 국민의 세금을 받는 공무원들이 하면 안 되는 일이기에 정치적 중립 의무가 공무원법과 헌법에 규정돼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은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고발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도 "저도 집권여당 원내대표를 해봤다.

당정이 협의하는 것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 야당이 민부론이든 뭐든 주장했는데 여당과 정부가 이를 주제로 당정협의를 하는 사례가 과연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당이 발표한 민부론에 지금 정부 정책과 부합하는 내용도 있고 방향이 맞지 않는 것도 있어 내용을 분석하고 국회에서 한국당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 내용 파악을 위한 자료를 만든 것"이라며 "기재부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업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검토 자료로 만들었지만, 그 이후 당정협의 업무 규정에 따라 민주당에서도 민부론 내용을 검토하기 위해 필요하면 관련 자료를 줬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있어 실무자가 당정협의에 의해 참고자료를 주고받은 통례에 따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정책위의장인 조정식 의원은 "정부가 일부 야당과 언론이 잘못된 주장을 할 때 그 내용을 분석하고 정리해 내부자료를 만드는 것은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정부와 여당은 국무총리 훈령 703호에 따라 주요 정책에 관해 협의를 하게 돼 있다.

기재부가 만든 자료를 여당이 통상적 당정협의 업무의 틀 속에서 제공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야당 의원들은 민주당 발표 자료와 기재부 내부 자료가 같은 내용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기재부에 자료 제출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홍 부총리는 "내부적으로 참조하기 위해 만든 자료이기에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공공기관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개가 어렵다"며 거부했다.

野 "기재부, 민부론 與반박문건 만들어줘"…與 "당정협의 일환"(종합)

여야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과 관련해서도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문 대통령이 경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지 못한다고 질타했고, 여당은 올바른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한 연설이었다고 감쌌다.

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문 대통령이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꾼 것이 비일비재하다"며 "'소득주도성장'이 2년 전 시정연설에는 3번, 작년 연설에는 2번 등장했는데 이번에는 하나도 없다.

실패를 변명할 수 없게 되자 '포용국가' 미사여구로 회피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권 의원은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지수가 26위에서 13위로 올라갔다고 했는데, 지수 산정 방식, 평가 방법이 달라졌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별 차이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홍일표 의원은 "문 대통령은 고용이 좋아졌다는데 질적으로는 문제가 많다"며 "경제활동의 주축인 30·40대 일자리가 감소했고 제조업 일자리도 줄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문 대통령 시정연설 중 '올해 2분기 가계소득과 근로소득 모두 최근 5년 사이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는 대목은 사실관계가 틀렸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보통 가계소득과 근로소득은 명목소득으로 말하는데 대통령이 말하는 것은 실질소득이다.

개·돼지로 아느냐. 가짜뉴스"라고 따지자 홍 부총리는 "실질 가계소득이 2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으면 인용할 수 있지 않느냐. 명목 가계소득도 올 2분기 통계가 가장 높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유 의원의 지적대로 시정연설 내용과 홍 부총리의 설명은 실제 통계와 차이가 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를 명목 기준으로 보면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계소득(전국, 2인 이상)은 1년 전보다 3.8% 늘어 3분기 만에 가장 높았고, 근로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4.5% 늘어 2분기 만에 최고였다.

실질 기준으로 보더라도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근로소득(전국, 2인 이상) 1년 전보다 3.9% 증가해 2분기 만에 최고 기록이라 시정연설과 차이를 보였다.

다만 2분기끼리 증감률을 비교하면 2012년 2분기(7.5%)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았다.

가계소득 증가율은 3.2%로 2014년 1분기(3.9%)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시정연설 내용이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의 공세에 민주당 김정우 의원은 "소득주도성장이든 포용 성장이든 문재인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한 정책"이라며 "시정연설에서 '소득주도성장' 단어를 썼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책 내용과 측면에서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맞섰다.

같은 당 김경협 의원은 "대통령 시정연설은 경제 상황이 엄중하지만 확장재정, 소득주도성장, 평화경제 등은 올바른 방향이고 그리로 가자는 의미"라며 "엄중하다는 것과 올바른 방향이라는 것이 배치되는 게 아니라 같은 이야기다.

말 바꾼 것이 전혀 없다.

야당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모습도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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