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생산·관광 지표 들어 "일본 경제에 부메랑으로 작용"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23일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가 100여일 지난 상황을 점검하면서 "사실상 한국의 판정승, 일본의 판정패"라고 평가했다.

민주연구원 "일본 수출규제 100일…한국 판정승, 일본 판정패"
민주연구원 최환석 연구위원은 이날 정책브리핑을 통해 로이터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가 오히려 일본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평가(지난 8월 30일), 제이피 모건과 골드만삭스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가 한국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8월 초) 등을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특히 최 연구위원은 "주요 경제 지표들은 수출규제가 일본 경제에 부메랑으로 작용했음을 시사한다"며 수출·생산·관광 관련 통계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최 연구위원은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실적은 한국의 일본 수출 실적보다 2배 이상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수출규제 이후 국내 생산은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며 특히 반도체와 통신방송 장비 등 주력품목 생산도 견조한 흐름을 보인다"고 언급했다.

또 "국내기업의 실질적 생산 차질 발생 사례는 전무하며, 국내 기업은 공급망을 미국, 싱가포르, 대만 등으로 조기 다변화하면서 필요한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3대 기업의 매출액 전망치는 수출규제 이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출규제가 적용된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3개 품목을 중심으로 국내 대기업의 국산화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의 새로운 활로 모색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수출규제로 인해 한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모리타화학, 도쿄오카공업 등 일부 일본 기업은 국내에 생산시설을 증설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대부분 소재·부품·장비 품목에서 일본의 수출 감소 폭은 전체 평균 대비 한국에서 3∼4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광과 관련해서는 "한국인 관광객 급감에 따라 일본 여행수지가 악화하고 있고, 이로 인해 규슈, 쓰시마, 홋카이도, 오사카 등 한국 관광객 비중이 높았던 지방 소도시를 중심으로 지역경제 피해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연구위원은 "이런 결과는 국민들의 애국심, 우리 기업의 저력, 범정부 차원의 즉각적 대응과 긴밀한 민관 공조의 성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결국 일본의 수출규제는 실효성도 크지 않은 가운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만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제 일본은 글로벌 자유무역에 반하는 수출규제보다 대화와 타협으로 갈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