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이틀간 합참서 개최…'우발적 충돌방지' 등 협의
한러, 합동군사위 개최…'러 군용기 진입문제' 집중논의
한국과 러시아 군 당국이 23일 서울에서 우발적 충돌방지, 공군 간 직통전화(핫라인) 개설 등을 논의하기 위한 합동군사위원회 회의를 비공개로 개최했다.

특히 이번 회의는 러시아 군용기 6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전역에 진입하는 상황이 발생한 지 하루 만에 열리는 것이다.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전후로 시작된 양국 합동군사위 회의에는 한국의 합동참모본부 작전 3처장을 대표로 한 업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러시아 측 대표단 구성원 면면은 확인되지 않았다.

양측은 이번 회의에서 KADIZ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발적 충돌방지 방안을 협의하는 한편, 방공식별구역 및 인근 상공을 비행하는 항공기에 대한 비행 정보 교환을 위한 핫라인 설치와 이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시기·형식 등을 논의한다.

한국 국방부는 작년 8월 러시아 국방부와 양국 공군을 연결하는 직통전화 설치에 합의했고, 같은 해 11월 직통전화 설치를 위한 MOU 문안 협의를 완료한 바 있다.

이후 진척이 없다가 지난 7월 23일 러시아 A-50 조기경보관제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해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하자 러시아 측은 한국 측과 '긴급 협력체계' 구축 필요성을 느끼고 협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국 측은 이번 회의에서 전날 러시아 군용기 6대가 동·서·남해 상공의 KADIZ에 무단 진입한 것과 관련해 강력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A-50 조기경보관제기 1대, Su-35s 전투기 3대, TU-95 장거리 폭격기 2대 등 6대는 전날 4차례에 걸쳐 한반도 전역의 KADIZ에 무단 진입했고, 한국 공군은 F-15K, KF-16 등 전투기 10대를 긴급 출격시키고 '경고통신'을 보냈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 러시아 측에 전화를 걸어 강력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한러, 합동군사위 개최…'러 군용기 진입문제' 집중논의
러시아 국방부는 그러나 이번 KADIZ 진입에 대해 '영공 침범이 아니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여 이번 회의에서 날 선 신경전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방공식별구역은 미식별 항적을 조기 식별해 영공침범을 방지하고자 국가별로 임의로 설정한 구역으로, 러시아는 KADIZ를 비롯한 각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러 합동군사위는 양국 간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 방지와 군사교류 및 우호협력 증진을 위해 연례적으로 열리는 회의체로, 24일까지 이틀 간 진행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