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왼쪽)과 손학규 대표. /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왼쪽)과 손학규 대표. /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한층 격화됐다. 비당권파인 하태경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이 연일 손학규 대표를 비판하는 가운데 손 대표도 비당권파를 겨냥해 “자유한국당 가겠다는 사람 말리지 않겠다”고 받아쳤다.

하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여도 야도 아닌 기회주의 정당을 만든 손 대표, 선명 야당을 포기하고 문재인 정부 눈치정당 만든 게 바른미래당 사태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손 대표를 향해 “조국 일가 수사와 검찰개혁 촛불을 동시에 들었다. 조국도 검찰도 나쁘다는 전형적인 양비론 물타기”라며 “노골적으로 문 대통령에게 구애를 보냈다. 조국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바른미래당을 정의당 같은 눈치정당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손 대표는 문 정부 견제기능을 상실한 무능 야당으로 이끌었다. 문 정부 장기집권 위한 선거법 패스트트랙 날치기에 협조했다”면서 “국민이 바른미래당에게 요구한 선명 야당을 포기하고 ‘민주당 2중대’로 당을 망쳐놓은 것”이라고 성토했다.

손 대표도 맞불을 놓았다. 전날(19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조국 전 장관 일가 엄정수사 및 검찰개혁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한 그는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을 겨냥해 “한국당에 가서 공천 받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갈 테면 빨리 가라”고 했다.

손 대표는 또 “다음 총선에서 한국당은 일어서기는커녕 망할 것”이라며 “(유승민 전 대표는) 개혁 보수를 하겠다고 했는데 황교안(한국당 대표)을 만나겠다니 그게 개혁 보수인가. ‘꼴통 보수’를 다시 추구한다는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18일 당 윤리위가 이준석 최고위원의 당직을 해제하는 중징계를 내리면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하 의원은 “손학규 한 사람의 권력욕에 당이 풍비박산나고 있다”고 했고, 당사자인 이 최고위원은 “사당화(私黨化)가 이런 것 아니겠나”라고 비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