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대신 행사 참석시 수행, 타 의회도 있어" 조직개편안에 반영 요구
"현안부서 인력 필요한데, 의전 인력 더 필요한지" 의문 많아
광주시의회, 부의장 수행비서 배치 요구 적절성 논란
광주시의회가 의전에 필요하다며 유례없는 부의장의 수행비서직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광주시의회에 따르면 의회는 최근 내년부터 부의장을 7급 상당의 직원이 수행하게 해달라는 내용을 포함한 조직개편안을 집행부(광주시)에 올렸다.

부의장은 장재성·임미란 의원 2명으로, 이들은 의장 공석 시 등에 회의 진행, 내·외부 행사 참석 등을 한다.

시의회는 의장이 참석하지 못하는 외부의 행사에 부의장이 대신 참석하기 때문에 수행할 비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전국 17개 시·도 의회 가운데 10개 의회에서 부의장이 수행 비서를 두고 있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현재 광주시의회 의장은 6급 상당의 직원이 수행 비서를 맡고 있지만 부의장은 없다.

의회의 요구에 내년도 조직개편·인력구성안을 만들고 있는 집행부는 고민에 빠졌다.

내년에 대형 현안을 추진 중인 실·국별로 인력 증원 요구가 많은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의전용 비서'를 늘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실·국별로 증원을 요청한 인력은 4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다른 부서와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다음 달 시의회 정례회에 조직개편안을 올릴 계획이다.

시와 의회 내부에서는 무리한 요구라는 시선이 많은 게 사실이다.

'광주형 일자리', 도시철도 2호선, 인공지능 집적 단지 조성 등 현안에 투입할 인력도 부족한 상황에서 의전 인력 추가는 맞지 않는다는 말이 많다.

더욱이 부의장의 업무가 의장이 없을 때 대신 외부 행사에 참석하는 게 대부분이어서 다른 의원들과 역할이 크게 다를 게 없다는 점도 부정적인 시선을 더한다.

8대 시의회가 대부분 초선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집행부 견제라는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못한다는 따가운 시선 속에 '의전용' 수행 비서 요구가 설득력을 얻을 지도 의문이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시 한 공무원은 "모든 부서에서 증원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의전 인력 요구는 시선이 곱지 않다"며 "부의장이 수행 비서를 둔다면 상임위원장도 같은 요구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광주시의회 장재성 부의장은 "의장 대신 외부 행사를 하러 갔을 때 혼자 가서 모든 일을 해야 하므로 어려움이 많다.

외부에서 봤을 때도 시의회를 대표해서 왔는데 모양새가 좋지 않아 수행 비서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