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임 의원 "재무구조 악화, 대책 필요하다는 취지"…시민단체 반발

한 전북도의원이 경영난을 겪는 남원의료원의 인력감축을 언급했다가 홍역을 치렀다.

전북도의원, 남원의료원 인력감축 꺼냈다가 "앗 뜨거워"
홍성임 전북도의원(비례대표)은 지난달 20일 전북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회의에서 남원의료원장을 상대로 질의하는 과정에서 의료원의 부채를 지적하며 "인력을 차라리 감축해서 부채를 줄이는 방향으로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공공의료 전면 부정'으로 규정하고 반발했다.

의료공공성강화 전북네트워크 회원 20여명은 15일 전북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의원의 발언을 규탄했다.

회원들은 "남원의료원은 의료취약지인 임실·순창·남원의 공공의료를 책임지는 기관으로써 역할을 다하기 위해 시설·장비·인력 부족, 인력수급난, 근무환경에도 불구하고 직원 300여명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며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공익적 적자는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공공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데도 홍 의원은 인력감축과 재정지원 축소를 통해 부채감소를 주장한 것은 공공의료를 천박한 경영 논리에 짜 맞추는 협소하고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상태 남원의료원 노조 지부장은 "최근 5년간 임금이 동결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현재도 간호 인력이 30여명 부족하다"며 "리모델링한 중환자실을 운영하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홍 의원은 경영의 논리로 공공의료를 부정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홍 의원의 공식 사과와 공익적 적자 보전을 위한 재정적 지원 확대방안 추진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공공의료망의 악화는 결국 도민의 건강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남원의료원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지 인력 구조조정과 시설 투자를 줄이라는 뜻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역사회에 포괄적 보건의료 서비스 제공과 공익적 기능수행에 따른 적자 발생은 불가피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 안정적인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영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남원의료원의 지난해 부채는 311억원으로 전년보다 17.2% 늘었다.

자본은 125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16.3% 줄었다.

부채 비율은 지난해 250.07%로 2017년 178.63%보다 71.4% 높아져 재무구조가 악화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