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장관이 취임 35일 만에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조 장관은 14일 입장문을 통해 “저는 오늘 법부무장관직을 내려놓는다”면서 “가족 수사로 인하여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하였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10월 8일 장관 취임 한 달을 맞아 11가지 ‘신속추진 검찰개혁 과제’를 발표했다”며 “행정부 차원의 법령 제·개정 작업도 본격화 됐다. 어제는 검찰개혁을 위한 고위 당정 청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 계획을 재확인했다. 이제 당정청이 힘을 합해 검찰개혁 작업을 기필코 완수해 주시리라 믿는다. 이제 검찰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역사적 과제가 됐다. 어느 정권도 못한 일”이라고 했다.

조 장관은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 저는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조 장관 자진 사퇴는 개인적인 결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조국 장관 사의는 본인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갑작스런 조 장관 사퇴에 대해 “(여권 지지율 하락 등) 외부적인 영향으로 조기 사퇴한 것은 아니다”라며 “조 장관이 검찰 개혁을 위해 본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했다. 적당한 시기에 잘 물러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여권 인사는 “솔직히 여론 악화가 조 장관 조기 사퇴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것이 맞다. 민주당 인사들이 겉으로는 조국 지지 입장을 밝혔지만 내부에선 조 장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많았다. 민주당 의원들이 총선을 앞두고 흔들리니까 당 내부에서 10월 초부터 조 장관이 곧 사퇴할 거니까 동요하지 말라는 말이 나왔었다”고 했다.

청와대가 조 장관 사퇴를 몰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조 장관이 지난 8일 검찰개혁 추진 계획을 발표했는데 일주일 만인 오는 15일 국무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조 장관이 물러날지 몰랐다면 왜 이렇게 급하게 일을 처리했겠느냐”면서 “조 장관 사퇴 문제를 (청와대와도)충분히 교감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조 장관이 사의를 밝힌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정권 들어 최저치로 하락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7∼8일, 10∼1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2천50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해 14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3.0%포인트 하락한 35.3%로 집계됐다.

반면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상승하면서 두 당의 격차가 현 정부 들어 최소 범위로 좁혀졌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0.9%포인트로 문재인 정부 집권 후 최소치다.

특히 일간집계로 보면 지난 11일 민주당이 33.0%, 한국당이 34.7%로 나타나 문재인 집권 후 처음으로 한국당이 민주당을 앞섰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