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대충 하는 건 시작않는 것보다 못하다"
14일 특수부 축소 등 발표…15일 국무회의 의결
與, 檢개혁안 상정 '속도전'…한국당 "조국 구하기용"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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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이 ‘마지막 서초동 촛불집회’가 끝난 다음날인 13일 국회에 모여 검찰 개혁에 속도전을 예고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끝을 봐야 한다”고 했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적 요구인 검찰 개혁을 빠른 시간 내 완수하자”고 제안했다. ‘조국 사태’와 관련한 여권의 출구전략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무부 자체 개혁 속도전

조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검찰 개혁의 시계는 되돌릴 수 없게 됐다”며 “흐지부지하려고 하거나 대충 끝내려고 하는 건 시작하지 않은 것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사제도 개선과 투명하고 공정한 사건 배당, 검찰 출신 전관예우 금지 등을 연내 추진해 내년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조 장관은 청와대가 검찰 개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여당은 검찰개혁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총력을 기울이고, 청와대 역시 확고한 의지로 함께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조 장관은 법무부가 전날 발표한 특수부 수사 범위 축소 등의 개혁안을 보고했다. 법무부는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 3개 검찰청 특별수사부의 명칭을 반부패수사부로 변경하는 내용의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4일 조 장관이 추가 검찰 개혁안을 발표하고 다음날 국무회의에서 확정할 예정”이라며 “반부패수사부로 바뀌는 특수부의 업무 범위를 좀 더 구체화하고, 관행적으로 이것저것 다 수사할 수 있는 수사 범위를 축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보고된 정책들은 발표부터 국무회의 의결까지 단 나흘 안에 끝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법무부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검찰 개혁 사안들을 되도록 빨리 마무리할 수 있도록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이 자리에 앉고 있다. 왼쪽부터 조국 법무부 장관,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이 자리에 앉고 있다. 왼쪽부터 조국 법무부 장관,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사법개혁안 빠른 시간 내 완수”

사법개혁안이 포함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의 이달 본회의 상정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검찰의 무소불위적 행태에 국민이 매서운 비판을 보내고 있다”며 “야당과의 협의를 통해 검찰 개혁 방안을 빠른 시간 내 완수하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검찰 개혁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제대로 실현하지 못했다”며 “국민의 요구에 따라 검찰 개혁이 뜨거운 의제가 된 상황에서 반드시 검찰 개혁을 이뤄야 한다”고 다짐했다. 민주당은 국회선진화법에 규정된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 기간을 생략하면 오는 28일 법안 숙려 기간이 끝나고 29일부터 공수처법을 처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당은 12월 3일이 돼야 숙려 기간이 끝난다고 해석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권의 사법개혁안 ‘속도전’이 조 장관의 거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출구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회의 직후 조 장관은 “검찰 개혁에 당·정·청이 속도를 내는 이유가 장관의 명예로운 조기 퇴진을 위한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여권 일각에선 조 장관이 공수처법 통과와 동시에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한마디로 수사 방해를 위한 당·정·청 회의이자 조국 구하기용 가짜 검찰 개혁”이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당·정·청 협의 결과를 ‘맹탕’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 특히 특수부 명칭 변경과 규모 축소를 법률이 아니라 시행령으로 추진하기로 한 데 대해 “명백히 헌법 위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우섭/박재원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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