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총리 총선 역할론' 관심…한국당, '황교안 독주' 분수령
유승민·안철수 '승부수' 주목…심상정 '정의당의 길' 선언

여야 차기 대선주자들에게 내년 총선은 2022년 3월 대선을 향한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총선이 '정권 재창출'이냐 '정권 교체'냐의 향방을 가를 교두보의 성격을 갖는 만큼 총선 결과는 물론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여야 잠룡의 정치적 명운과 입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입법부 장악을 위한 여야 정당의 치열한 승부 못지않게 대권 발판을 마련하려는 차기 대선주자들이 총선에서 치를 '별들의 전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선 전초전' 될 21대 총선…여야 잠룡 정치적 운명 가른다
◇ 與 잠룡들 '총선 역할' 주목…조국·유시민 행보도 관심
여권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등이 대표적인 잠룡으로 꼽힌다.

다만 총리, 광역단체장 직을 유지하는 한 적극적인 선거운동에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특히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이 총리의 경우 내년 총선까지 총리직을 이어갈 경우 '엄정한 선거관리' 책무가 주어지는 만큼 역할 공간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민주당 내에서는 이 총리를 당에 복귀시키는 것은 물론 선거대책위원장 등 '총선 간판'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비례대표 또는 험지 출마론도 거론된다.

이 총리가 총선 전면에 나서 승리를 견인한다면 총리로서 보여준 안정감에 총선 역할론, 당내 세력 확보 등의 긍정적 요소를 끌어안으며 대권으로 향하는 급행 티켓을 손에 쥘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정기국회 직후 연말께를 이 총리의 당 복귀 시점으로 점치지만, 차기 총리 발탁 문제 등이 변수로 남아있다.

박 시장과 이 지사는 각각 자신의 직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노골적인 선거운동 대신 법이 허용하는 한도에서 측면 지원을 하며 당내, 나아가 유권자들에게 존재감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최근 민주당이 국회에서 주최한 검찰개혁 토론회에 직접 참석했고, 서초동 촛불집회에 얼굴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이 지사의 경우 지난달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항소심에서 300만원을 선고받은 만큼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부겸 의원의 행보도 관심사다.

임 전 실장의 총선 출마는 '상수'로 여겨진다.

임 전 실장이 올해 초 서울 종로로 이사해 종로 출마설이 나온 가운데 현재 중구·성동구에 도전장을 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총선 준비에 여념이 없다.

민주당의 불모지라 불리는 대구(수성갑)에서 또다시 금배지를 거머쥔다면 김 의원은 '전국정당의 선봉장' 이미지를 구축하며 정치적 무게감을 더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새롭게 순위권으로 진입한 조국 법무부 장관과 수차례 대선 출마 의지가 없다고 밝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 장관의 거취는 '조국 정국'이 어떻게 막을 내리느냐에 따라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때 부산 출마설이 나왔지만 조 장관 본인은 지난 9월 2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이렇게 만신창이가 됐는데 무슨 대권이겠냐. 어림없다"고 말한 바 있다.

유 이사장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범여권 잠룡으로 꾸준히 거론된다.

유 이사장은 이번 조국 정국에서 그랬듯 '알릴레오' 등을 통해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대선 전초전' 될 21대 총선…여야 잠룡 정치적 운명 가른다
◇ 한국당, 황교안 독주 속 잠룡들 '총선 출사표'
한국당에서는 황교안 대표의 독주 체제가 견고하다.

다만 황 대표에게 이번 총선은 '양날의 칼'과도 같다.

만약 황 대표가 지역구 후보로 출마해 개인 선거에서 승리하고 한국당 승리까지 이끌면 대권 행보에 날개를 달게 된다.

반대로 총선에서 패한다면 황 대표는 당장 대표직 유지가 어려운 것은 물론 대권 행보에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더라도 황 대표가 개인 선거에서 패해 원내 진입에 실패하는 경우에는 최악의 책임론은 피할 수 있지만, 대권행에는 상당한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가 지역구가 아닌 비례대표로 출마하며 전체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한국당의 다른 잠룡들은 일제히 총선 출마를 통해 대권 도전을 위한 기초체력을 다지는 분위기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을 맡아 표밭 갈이에 한창이다.

광진을은 민주당 추미애 의원의 지역구로, 한국당 입장에서는 대표적인 험지로 꼽힌다.

그만큼 오 전 시장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황 대표와 맞설 수 있는 보수진영 유력 주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또한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대구,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이완구 전 총리는 충청, 홍준표 전 대표는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일단 총선이 끝난 뒤에도 대선까지 2년 정도의 시간이 남는 만큼 일단 여의도 입성을 통해 정치적 입지를 구축한 뒤 서서히 몸집 불리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이들 지역은 대부분 한국당의 대표적인 텃밭으로, 이들 인사가 공천을 받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동시에 총선에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그 파급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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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민·안철수 '승부수' 주목…심상정 '도약' 가능성
바른미래당의 유력 대선주자는 당내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대표를 맡고 있는 유승민 의원과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안철수 전 의원이다.

다만 이들의 행보는 야권 재편 과정과 직결돼 있어 현 단계에서 이들의 행보를 쉽게 점칠 수 없다.

먼저 유 의원은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 출마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당 탈당과 바른정당 창당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유 의원에 대한 지역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아 대구 승리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다만 유 의원이 보수 대통합이 논의가 본격화되면 수도권으로 지역구를 옮길 가능성도 있다.

안 전 의원은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패배 이후인 지난해 9월 독일로 출국한 뒤 1년이 넘도록 해외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극심해지면서 안 전 의원이 정계 복귀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안 전 의원은 당내 '러브콜'을 뿌리치고 미국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렇지만 안 전 의원이 총선 국면에는 정치무대에 복귀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야권 재편이 본격화되면 어떤 형태로든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 선거제 개혁을 바탕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각오를 여러차례 내비쳤다.

또한 "내년 총선에서 정의당의 이름으로 승리하겠다"며 '정의당의 길'을 선언하기도 했다.

심 대표는 조국 정국에서 당내 비판론에 휩싸인 상태지만, '원내 교섭단체(20석 이상)로의 도약'이라는 총선 목표를 달성한다면 대선주자로서 당내 입지를 또한번 다질 전망이다.

'대선 전초전' 될 21대 총선…여야 잠룡 정치적 운명 가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