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정국' 파장·보수發 정계개편…총선 뒤흔들 5대 변수-2

◇ 선거제 개혁 이뤄지면 전체 판도 '흔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제 개혁안, 즉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다음 달 27일이면 본회의 표결이 가능해진다.
지난 8월 29일 이미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온 상태로, 90일의 체계·자구 심사 기간이 끝나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부의 후 상정까지 60일의 시간이 있지만, 이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결심이 있으면 모두 생략할 수 있다.
여야 모두 '게임의 룰'인 선거법만큼은 합의 처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으나 입장차가 만만찮아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애초 패스트트랙 지정을 함께 추진한 정당들은 합의가 끝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본회의 표결을 통해서라도 선거제 개혁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당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딱히 이를 저지할 방법은 없다. 본회의에서 나올 여야 4당의 '반란표'만 기대하는 실정이다.
선거제 개혁안이 지금 안 그대로 처리될 경우 여야 대치가 심각해지는 것은 물론 총선 구도에도 일대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패스트트랙에 올라 있는 선거제 개혁안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다. 의석수는 지역구를 현행 253명에서 225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를 47명에서 75명으로 늘리도록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8월 정개특위에 보고한 '여야 4당 합의 선거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이 개혁안을 지난 총선에 적용할 경우 민주당 의석은 123석에서 107석으로, 한국당 의석은 122석에서 109석으로 각각 줄어든다.
반면 38석을 얻었던 국민의당은 60석으로, 6석을 얻었던 정의당은 15석으로 각각 늘어난다.
21대 총선에는 다른 변수도 작용하겠지만, 선거제 개혁안이 실제 적용된다면 '거대 양당'의 축소와 군소정당 약진이라는 큰 틀의 변화는 이 시뮬레이션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총선 구도도 흔들리겠지만, 선거제 개혁안 통과 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정당은 정의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선거제 개혁에 당의 명운을 걸고 '조국 정국' 등에서 기존 지지층의 비판을 감내하면서까지 여당인 민주당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왔다.
선거제 개혁안이 이대로 통과된다면 지역구 선거 성적보다 정당 지지율이 월등하게 높은 정의당은 최대 수혜당이 된다. 첫 교섭단체 구성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선거제 개혁안의 처리 여부는 총선을 앞둔 정계개편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선거제 개혁이 성사된다면 군소정당 또는 제3신당을 모색하는 정치세력들은 과거에 비해 의석수 확보가 용이해지는 만큼 정계개편에 큰 매력을 못느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선거제 개혁이 좌초된다면 손익 계산에 따른 정치권의 이합집산 및 연대 움직임을 활발할 전망이다.
여야는 다음 달 27일 선거제 개혁안 본회의 상정 전 어떤 방식으로든 협상에 나서 현재의 안을 수정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이를 위해 여야 대표가 참여하는 정치협상회의도 출범한 상태다.
30석 가까이 지역구를 줄이면 현역 의원들의 반발이 거셀 수 있어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을 조정하는 방안 등도 거론된다.
'조국 정국' 파장·보수發 정계개편…총선 뒤흔들 5대 변수-2

◇ 여야 '물갈이·인재영입 경쟁' 치열할 듯
매번 총선 때마다 되풀이되는 '물갈이'와 '새 피 수혈' 경쟁이 이번 총선에서도 승패를 판가름하는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는 중진과 86그룹(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 용퇴론이 불거지는 등 '물갈이' 조짐이 벌써 가시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총선 1년 전 당내 경선을 비롯한 총선룰을 이미 확정한 뒤 '시스템 공천' 방침을 천명했다. 이해찬 대표는 "인위적인 물갈이는 없을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신인을 우대하는 경선룰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등 '친문 핵심'의 총선 불출마 선언 등으로 수도권 3선 이상 중진들은 자연스레 '물갈이' 압박을 받고 있다.
현역 의원 중 당내 최다선인 이해찬 대표가 이미 불출마를 선언했고 5선의 원혜영 의원도 불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비례대표 중 여러 의원이 내년 총선에 나서지 않는 방안을 고려 중이며,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의원 겸직 장관도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총선에 선보일 '새 얼굴'로는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대거 대기 중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외교·안보·경제 등 분야별 전문가를 영입해 탄탄한 진용을 꾸리겠다는 전략이다.
한국당 역시 참신한 인재 발탁을 비롯해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물밑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당 정치혁신특별위원회는 중징계·탈당·경선불복자에 대해 공천 시 최대 30%까지 감점하고 정치신인·청년·여성에게 30∼50% 가산점을 주는 공천안을 마련한 바 있다.
당 일각에서는 '현역 교체율 30∼40%', '영남중진 용퇴론' 등 목소리도 나온다.
확실한 '쇄신'을 위해 당내에 남아있는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을 정리하고 가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다만 탄핵과 2017년 대선 및 2018년 지방선거 패배를 거치면서 당내 물밑 갈등이 여전하고, 섣부른 '물갈이'가 단행될 경우 극심한 계파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 한국당이 탄핵 찬반을 둘러싼 양극단 세력, 즉 친박과 비박 핵심 인사들을 공천에서 배제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조국 정국' 파장·보수發 정계개편…총선 뒤흔들 5대 변수-2

◇ 선거 승패 가를 '중도층'…표심잡기 총력전
전국 단위 선거에서 중도층 확보가 승리로 연결된다는 것은 정치권에서 통용돼온 등식이다.
'조국 정국'과 야권발 정계개편 등으로 내년 총선은 보혁구도가 좀 더 선명한 가운데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 여야 양 진영에서 핵심 지지층이 강하게 결집할 것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중도층의 선택은 종잡을 수 없는 상태다.
조 장관에 반대하는 중도층 상당수가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탈했으나, 그렇다고 이들이 한국당 지지층으로 합류한 것도 아니다.
리얼미터의 지난 7∼8일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의 경우 중도층 지지율이 35.2%에서 30.9%로 하락했다. 한국당 역시 중도층 지지율이 32.6%에서 32.2%로 소폭 내려갔다.
중도층에서 한국당과 민주당 지지율이 역전되긴 했지만 민주당 이탈 지지층이 한국당으로 그대로 옮겨간 것은 아닌 셈이다.
여권에서는 민생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등에 집중하면 총선 전 중도층의 마음을 잡을 수 있다고 본다.
민주당 한 의원은 통화에서 "조 장관 찬반 국면에서 중도층의 마음이 일부 떠난 것을 당도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그렇게 떠난 중도층이 한국당에 큰 매력을 느낀다고 보지 않는다. 현재의 국면을 마무리 짓고 민생으로 승부를 본다면 총선에서는 중도층이 다시 마음을 돌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당도 입법 투쟁과 중도층 맞춤형 정책 개발을 통해 총선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이다. 당내에서는 정부·여당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넘어 정책과 공천 등에서 혁신적인 모습을 선제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한국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조국을 비난하면서도 당이 변화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문재인 대통령에 실망한 지지층에게 돌아올 명분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charge@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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