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고위 관계자로는 처음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방문
탄광 노동자·위안소 모형 앞에서 두손 모으고 짧은 묵념
"역사 교훈이 미래 만든다" 사죄의 고개 숙인 하토야마 전 총리
일본의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인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부산을 찾아 또 한 번 사죄의 고개를 숙였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12일 오전 부산 남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방문했다.

전날 방한한 하토야마 전 총리의 마지막 공식 일정이다.

2015년 12월 개관한 이곳은 일제에 의해 자행된 강제동원 참상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조성된 곳이다.

일본 고위 정치인이 이곳을 방문한 것은 역사관 개관 이후 처음이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역사관 4∼5층 전시실을 꼼꼼하게 둘러봤다.

매우 느린 걸음으로 역사관 관계자 설명을 들으며 기록물을 하나하나 눈에 담았다.

안타까운 역사 기록을 마주했을 때는 두손을 모아 기도하고 짧게 묵념하며 애도를 표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탄광 노동자 모습과 일본군 위안소 재현 모형 앞에서는 발길을 한참 떼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7층 옥상에 마련된 추모공원 내 추모탑 앞에서 헌화하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역사 교훈이 미래 만든다" 사죄의 고개 숙인 하토야마 전 총리
그가 준비한 화환에는 '역사의 교훈이 미래를 만든다'고 쓰여 있었다.

그는 "당시 2천만 조선인 중 약 800만명에 달하는 분들이 일제에 동원돼 군인, 군속, 노동자로 고생하고 목숨까지 잃었다"면서 "과거에 저질렀던 역사를 제대로 직시하자는 의미에서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인이 이 역사관을 방문해 겸허하게 역사 진실을 봤으면 좋겠다"면서 "역사에서 많은 것을 배우면서 미래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09년 9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제93대 일본 총리를 지낸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의 대표적인 친한·진보 정치인이다.

2015년 8월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방문해 추모비에 무릎을 꿇고 일본 식민지배에 대해 사죄한 바 있다.

"역사 교훈이 미래 만든다" 사죄의 고개 숙인 하토야마 전 총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