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중 미국만 핵무기·운반체계 보유했기 때문…美, 북핵 위협 대응 준비해와"
벨 前사령관 "北, 핵 역량 갖춰…美軍만 전시작전 수행 가능"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이 역내 핵무기를 동원할 역량을 갖춘 만큼,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미군만이 한반도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벨 전 사령관은 11일 미국 주재 특파원 출신 모임 한미클럽이 발간하는 외교안보 전문 계간지 '한미저널'과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2006∼2008년 주한미군사령관과 유엔군사령관, 한미연합사령관을 겸임했다.

벨 전 사령관은 한미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유감스럽게도 북한과의 전쟁은 재래식 무기와 핵이 동시에 동원되는 것이 가능한 상황이 됐다"면서 "지금까지 알려져 온 개념의 '전작권 전환'이 한반도에서의 전투 관점에서 볼 때는 더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게 이 시점에서 내린 제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을 거론하며 "북한은 한미 양국과 어떤 전면전 대결의 경우에도 최소한 역내에서는 핵무기를 사용할 역량을 분명히 갖췄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 양국 중 미국만이 북한의 핵 위협 능력에 대응할 수 있는 핵무기와 핵무기 운반체계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오직 미국 군사 지휘부만이 전시 작전 시나리오에 대한 준비와 시행을 위해 핵 역량을 효과적으로 통합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한국 안보 환경에 핵우산을 제공한다는 미국의 오랜 정책은 더는 전략 이론이 아니다"라며 "실제로 미국은 북한이 그간 성취한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효과적으로 대비해야만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저의 언급과 입장은 미국 퇴역 장교인 개인의 것"이라며 "미국 정부나 미군의 입장·전략·정책들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