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시설관리직 노동자들 파업집회…일부 의원들 소음에 항의
서울대 청소노동자 처우 논란…국감장까지 전달된 꽹과리 소리
10일 서울대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학교 시설관리직(청소·경비·기계·전기)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 여건과 처우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의원은 파업 중인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에 서울대가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은 대학이 법인직원과 시설관리직 직원 간에 복지 수당을 차별적으로 지급하고 있다며 지난달부터 서울대 행정관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두 차례 삭발식을 열고 단식 농성도 벌이며 학교 당국에 항의 중이다.

정의당 여영국 의원은 "8월 더운 여름날에 서울대에서 근무하는 청소 노동자가 돌아가셨다"며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땀이 흠뻑 젖도록 근무하는데, 이분들이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지 휴게실과 샤워장, 화장실을 가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 의원은 "수년 전 노동부가 노동자들을 위해 휴게시설 기준을 권고했는데, 이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는 점이 실망스럽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이런 환경에서 성장한 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에 나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겠냐"고 비판했다.

이에 오세정 총장은 "청소노동자가 돌아가신 것에 굉장히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올 초부터 휴게시설을 정비하고 있다"며 "정부 가이드라인에 맞춰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감이 열린 서울대 행정관은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의 파업 집회로 소란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노조의 풍물 소리가 국정감사장까지 들려오자 일부 의원들은 서울대 측에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서울대 기계·전기 분회 조합원 140여명과 청소·경비 분회 소속 조합원 290여명은 이날 0시 부로 파업에 돌입하고, 국감 시작 전부터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노조가 마이크를 이용해 파업가를 부르거나 북이나 꽹과리 등을 이용해 구호를 외치자, 창문이 닫혀 있던 국정감사장까지 집회 소음이 일부 전달됐다.

국감 사회를 맡은 이찬열(바른미래당) 교육위원장은 의원질의를 잠시 멈추고 오 총장에게 "총장님, (집회를) 좀 안 할 수 없나.

자꾸 저렇게 하면 우리가 응원을 해주고 싶어도 못한다"며 "확실하게 전달 좀 해달라"고 요청했다.

우리공화당 홍문종 의원은 오 총장에게 "서울대 안에서 시위가 자주 있는 편인가"라고 물으며 "이곳은 도서관과 가까운 곳인데, 시위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진 않지만, 마이크 사용 등에 관한 규정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