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방미 일정 후 귀국길…北 비난 의식한 듯 답변 꺼리며 '신중 모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9일(현지시간) 2박 3일간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

이 본부장은 미국과 북한이 지난 5일 스웨덴에서 진행한 실무협상이 별다른 성과 없이 결렬된 뒤 미국을 방문했다.
말 아끼는 이도훈 "북한이 어떤 핑계 잡아낼지 모르니까요"
그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미, 한일, 한미일 협의를 진행하며 실무협상 결렬 이후 후속 조치 등을 논의했다.

귀국길에 오른 이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연합뉴스TV 특파원과 만나 "방미 기간 한미, 한일 협의를 가졌고 한미일 협의도 가졌다"며 "서로 심도 있는 협의를 가졌고 앞으로 상호 공조하면서 비핵화 문제의 진전을 갖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본부장은 다른 질문에는 언급을 꺼리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는 미 측 분위기를 묻는 말에 "그런 데 대해서 얘기를 안 하기로 했다"고 말을 아꼈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땠느냐는 질문에도 "그 얘기도 하면 안 돼요"라고 반응했다.

'민감해서 그런 것인가'라는 질문에 "민감보다 북한이 어떤 핑계를 잡아낼지 모르니까요"라고 말했고, 트집을 말하는 거냐는 물음에 "트집이라기보다 지금부터 조심하는 거죠"라고 대답했다.

그는 또 '분위기 자체도 얘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서로 조심하는 거냐'는 질문에 "예, 서로 다 지금부터는…"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의 신중한 태도는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지난 8일 자신의 방미를 문제삼아 한국의 중재자 역할을 비판한 것을 의식한 결과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다.

조선신보는 이 본부장의 방미를 두고 "외교부 본부장을 급히 워싱턴으로 파견하였으나 내외여론은 미국의 눈치를 살피느라 볼장을 못 보는 남조선이 도대체 무슨 역할을 한다는 것인가 하고 아연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은 전날 미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났을 때도 미 측 인사들과의 면담 결과를 간략히 설명한 뒤 "말 안 하기로 했다.

질문은 안 받기로 하겠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