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개천절인 지난 3일에 이어 9일 광화문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 집회에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조 장관의 거취에 대해 '첨언'할 경우 가열되는 진영 대결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란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열린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조 장관의 거취나 광화문집회 관련 특별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조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광화문집회에 대해 목소리를 낼 경우 양분된 진영 간 대결 양상에 기름을 부을 수 있어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서초동집회와 광화문집회를 두고 "국론 분열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검찰개혁은 국민의 뜻"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모든 정치가 거기에 매몰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의 거취와 관련한 정쟁을 뒤로하고 민생과 경제 등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지를 나타낸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이를 예의주시하되 민생과 관련한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등 국내 경제가 디플레이션 조짐을 보이는 데 대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조 장관을 임명한 뒤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국정 지지율 하락세가 확인되는 상황에서 민생 문제마저 해결하지 못할 경우 국정 동력이 더욱 약화할 수 있는 만큼 문 대통령과 청와대도 경제 문제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최근 기업계의 경영환경 개선 요구에 적극적으로 화답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란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8일 국무회의에서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 "내년도 50인 이상 기업으로 확대 시행하는 데 경제계 우려가 크다"면서 "탄력근로제 등 보완 입법의 국회 통과가 시급한 만큼 조속한 입법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4일 청와대에서 경제단체장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노동시간 단축 시행에 대비한 보완책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정부 역시 기업의 어려움을 잘 안다"며 대책 마련을 약속한 바 있다.

노동계에서는 노동시간 단축 정책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당분간 청와대와 정부가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경제활력을 제고하는 데 정책의 방점을 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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