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요청에 화답한 문 대통령

경제단체장 회동서 나온 우려 반영
"역동적인 경제로 가려면
기업 목소리 경청…애로 해소해야"
문 대통령 "주52시간제 보완입법 무산 대비…정부가 할 수 있는 대책 모색하라"

문재인 대통령(얼굴)은 8일 “내년부터 노동시간 단축(주 52시간 근로제)이 50인 이상 기업으로 확대 시행되는 것에 경제계의 우려가 크다”며 정부의 선제적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기업들의 대비를 위해 탄력근로제 등 보완 입법의 국회 통과가 시급하지만 만에 하나 입법이 안 될 경우에 대비해 정부가 시행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입법 없이 할 수 있는 대책을 미리 모색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지난 4일 경제4단체장 초청 청와대 오찬간담회에서 나온 산업계의 우려를 반영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당시 오찬 회동에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300인 미만 기업도 포함돼 걱정스럽다”고 우려를 전했다.

문 대통령이 “당정 협의와 국회 설득 등을 통해 조속한 입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도 사실상 ‘플랜B’를 주문한 것은 ‘여의도 정치’가 사라진 현 상황에선 연말까지 관련 법안의 통과가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경제단체들도 “국회 상황을 무한정 기다릴 수 없는 만큼 정부가 자체적으로 하위 법령 또는 해석 등을 통해 기업의 애로를 적극 해소해달라”고 건의한 바 있다. 다만 경제계 일각에선 입법 없이 가능한 현실적인 조치가 처벌 유예를 위한 ‘계도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 외에 뚜렷한 해법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규제 혁신에도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며 “데이터 3법 등 핵심 법안의 입법이 지연되는 상황이 안타깝지만 법률 통과 전이라도 하위 법령 우선 정비, 적극적 유권해석과 지침 개정 등을 통해 실질적 효과를 창출하는 방안을 강구해줄 것을 특별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규제개혁 법안인 ‘데이터 3법’도 여야 간 큰 이견이 없지만 정쟁에 함몰돼 국회에서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역동적 경제를 위한 민간의 역할도 강조했다. 악화일로를 걷는 경제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민간 기업들이 활력을 찾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문 대통령은 “역동적인 경제로 가려면 무엇보다 민간에 활력이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는 기업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애로를 해소하는 노력을 더 적극적으로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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