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 행동' 회의를 마친 유승민 의원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 행동' 회의를 마친 유승민 의원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의 수장인 유승민 의원이 미국행을 밝힌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7일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의 미국행이) 본래의 계획 같은데 안 대표 뜻이 중요하니까 기다려보겠다”고 했다. 안 전 대표의 미국 계획을 알았냐는 질문엔 “몰랐다”면서도 “(안 전 대표와) 연락을 하고 있고 필요하면 또 하겠다”고 말했다. 독일에 체류 중이었던 안 전 대표는 정계 복귀 대신 미국 스탠포드대 방문학자로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전날 밝혔다.

‘안 전 대표가 뜻을 같이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유 의원은 “15명의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똘똘 뭉쳐 같이 하고 있지 않나”라고 답했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당 비당권파 의원들의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에 참여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변혁 내부에선 불붙은 신당 논의에 안 전 대표가 ‘찬물’을 끼얹은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변혁에 참여 중인 한 의원은 “국내 정치가 암담한 상황에서 어렵지만 새롭게 뭘 해보겠다는 것인데 (안 전 대표가 도움을 안 주는 것이) 아쉽다”며 “결국 모든 세팅이 끝난 뒤 ‘꽃가마’를 태워야 오겠다는 뜻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안 전 대표의 특징이 먼저 나서서 뭘 하는 게 아니라 다 완성된 자리에 모시겠다고 하면 그 때 가겠다는 것”이라며 “성격이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가 귀국을 미룬 것은 아직 당 내부 상황과 정계개편 등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 복귀했을 때 얻을 정치적 득보다 실이 더 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 전 대표는 일찍 노출돼 이미지가 소비될 수록 본인만 손해”라며 “차기 대권주자로서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