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길 '결렬 성명', 협상장 떠난 점심시간에 평양 지시받은 듯"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북한이 미국과 실무협상에서 결렬을 선언한 것에 대해 "일종의 '벼랑 끝 전술'을 써서 금년 중에 미국의 태도 변화를 확실하게 유도하자(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부의장은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에는 미국이 하자는 대로 할 필요 없다.

좀 더 압박을 가하자. 그러면 얻을 수 있는 것이 나오지 않겠나' 하는 판단을 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세현 "北, 올해 중 美태도변화 유도 위해 벼랑끝 전술"
그는 북측 협상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협상 당시 점심시간에 협상장을 떠나 북한대사관에 머물렀고, 회담 종료 직후 결렬을 선언하는 성명을 읽은 데 대해 "점심시간에 평양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 부의장은 북한이 이번 협상에서 들고나온 요구에 대해 "하노이에서 (북미정상회담) 할 때보다 요구 조건이 높아진 것 같다"며 미국이 '선(先)비핵화' 논의라면 북한은 '선 안전보장 및 경제제재 해제'라고 짚었다.

다만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의 요구 사항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전날 협상 결렬 뒤 내놓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고 우리 인민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역겨운) 협상을 할 의욕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정 부의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 달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차 남한을 방문할 가능성에 대해 "11월 초·중반까지 실무 협상이 성과를 내고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그 토대 위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면 부산에 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