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대립 격화로 국론 양분
장기화 땐 국정운영에 부담
靑, 서초동 집회도 논평 안해
7일 수보회의서 입장표명 주목
보수-진보 '진영 대결'에 고심…문 대통령 '통합 메시지' 내놓나

보수와 진보진영의 대규모 광장 집회가 격화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얼굴)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진보진영의 촛불집회에 보수진영이 광화문 집회로 맞서고 다시 촛불집회가 이어지는 대립 구조가 격화되면 국정 운영에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6일 전날의 서초동 촛불집회에 관해 입장을 일절 내놓지 않았다. 지난 3일 보수진영이 연 대규모 광화문 집회 때와 마찬가지로 침묵하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내용을 떠나 메시지를 내는 것 자체가 자칫 양측의 대결을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8일 예상을 뛰어넘은 인파가 몰린 서초동 촛불집회 직후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비공식 입장을 내놨을 때보다 한층 신중한 모습이다.

‘국민통합’을 기치로 내걸었던 문 대통령으로선 ‘조국 사태’로 진영 대결이 극단으로 치달으며 국론이 사실상 양분되는 모습을 보이는 데 부담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7일 열리는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국민 통합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진보와 보수진영 간 갈등이 대규모 집회 대결로 비화되고 있는 만큼 이를 관리할 만한 통합 메시지가 필요하지 않으냐는 의견들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청와대 일부 참모진 사이에는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와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당과 일부 종교단체 주도의 광화문 집회는 성격이 다르다는 시각도 있다. 이 때문에 양 집회를 나란히 비교해 메시지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분출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집회와 동일선상에 놓고 통합을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인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일요일 오후 열린 주요 참모진 정례회의 의견을 참고해 수보회의 발언수위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이번 수보회의에선 민생과 경제현안이 주요 메시지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일 열린 경제4단체장 초청 오찬간담회에 이어 이번주에는 산업현장을 찾는 등 경제와 민생 챙기기에 더 역점을 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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