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아세안, 비자 완화 등 인적 교류 길 넓혀야"
“아세안은 한국에 비자 발급 완화나 장학금 사업을 통한 인적 교류도 기대합니다.”

까위 총키타본 쭐랄롱꼰대 국제안보연구소 선임연구원(사진)은 지난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신남방정책이 성공하려면 K팝, K드라마를 필두로 한 한류 열풍을 넘어설 실질적인 교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달 25~26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 관련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아세안 사무총장 특별보좌관을 지낸 까위 연구원은 아세안의 대외 관계를 30년 넘게 연구한 전문가다. 그는 한국이 아세안과의 교류에서 경제 분야에 치우친다면 반감을 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일본은 1970년대부터 동남아시아에서 경제적 이익을 많이 챙기려는 모습 때문에 ‘경제 괴물’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까위 연구원은 “일본은 부정적 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해 ‘후쿠다 독트린’이라 불리는 문화 교류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한류라는 소프트파워를 이미 갖고 있으니 이를 살려 인적 교류를 더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이 베트남에만 집중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협력 국가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까위 연구원은 아세안 지역에서 한국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남중국해 문제로 다투고 있는 중국이나 과거사 문제를 안고 있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갈등 요소가 없다”고 했다. 아직 신남방정책의 가시적 성과가 없는 데 대해선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순방하면서 아세안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진정성이 느껴졌다”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