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美당국자 인용 보도…"美, 北미사일 발사 가능성 사전 예상"미국 정부는 2일 북한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발사된 '북극성 계열'의 탄도미사일이 수중 발사대에서 쏘아 올려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관련 상황에 밝은 미 정부 당국자는 문제의 미사일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쓰일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이날 시험에서는 잠수함으로부터 발사되지 않은 것으로 미 정부가 평가했다고 전했다.앞서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올해 8월 말부터 9월 사이 촬영된 북한 신포조선소의 상업용 위성사진에서 SLBM 수중발사 시험용 바지선과 원통형 용기 등이 포착됐다면서 SLBM 사출 시험 준비가 진행 중일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한국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7시 11분께 원산 북동쪽 17㎞ 해상에서 동쪽으로 탄도미사일 한 발을 발사한 것으로 탐지됐다.신포조선소는 원산에서 북동쪽으로 100㎞가량 떨어져 있다.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450㎞를 날아 일본의 배타적 경제 수역(EEZ)인 시마네현 인근 바다에 떨어졌다.비행고도는 최고 910㎞로 고각 발사 방식으로 쏜 것으로 보인다.뉴욕타임스(NYT)는 일본 수역에 북한 미사일이 떨어진 것은 2017년 11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체 '화성-15'를 발사한 이후 17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이 사안에 관해 잘 아는 미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이 뜻밖의 상황은 아니었다고 CNN에 말했다.미국 정부는 북한의 발사장들에서 관련 준비가 진행 중이라는 증거를 가지고 있었으며, 북한이 시험 발사를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는 것이다.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과 미국이 이달 5일 비핵화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힌 직후 이뤄졌다.이에 대해 싱크탱크 미 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 담당 국장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대화가 시작되기도 전에 협상 입장을 매우 분명히 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그는 "북한의 메시지는 명확하다.'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이 하루하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뉴스
탄핵추진 방어 부심하는 트럼프, 트윗·공개일정서 北관련 발언할지 주목비건팀, 협상전략 점검 주력할 듯…급격히 높아진 기싸움 수위 유지 전망북한이 한국시간으로 2일 미국과의 실무협상을 사흘 앞두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가능성이 있는 시험발사에 나서자 미국은 북한의 의도를 분석하면서 협상전략을 가다듬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연이은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문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오기는 했으나 탐지·추적이 어려운 SLBM은 지상 발사 미사일보다 위협적이라는 점에서 미국도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1일(현지시간) 북한의 시험발사와 관련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우리는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으며 해당 지역 동맹국과 긴밀히 상의하고 있다"고 밝혔다.북한이 지난달까지 잇따라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발사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반응이다.그러나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때는 보도 후 1시간 이내로 비교적 신속하게 반응이 나왔던 데 비해 이번에는 3시간 정도가 걸려 상대적으로 입장 발표가 늦었다.북한이 시험발사한 발사체가 SLBM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관련해 한미 당국이 분석에 착수한 이후였던 만큼 내놓을 입장 정리에 좀 더 시간이 걸린 셈이다.미국 정부로서는 북한이 북미 실무협상 시점을 5일로 발표한 지 하루 만에, 그리고 실무협상을 사흘 앞둔 시점에 북한이 SLBM 가능성이 있는 시험발사에 나선 의도 분석에 주력하는 것으로 관측된다.특히 북한이 협상 테이블을 목전에 두고 'SLBM 카드'까지 동원, 협상력 극대화를 시도하는 한편 안전보장이라는 의제를 명확히 하려고 한다는 점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험발사 중단을 약속했던 대상이 아니고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가급적 의미 부여를 하지 않는 입장을 보여왔다.그러나 SLBM의 경우 은밀한 기동이 가능한 탓에 탐지와 추적이 어렵고 요격이 쉽지 않은데다 미국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단거리 미사일은 문제 삼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어려울 수 있는 지점이다.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이번 시험발사에 대해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관심이다.트럼프 대통령이 수시로 트윗을 하기는 하지만 2일 예정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공동 기자회견을 계기로 취재진과 관련 문답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미 민주당의 탄핵추진을 방어하는 데 부심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성과 확보를 위해 북한의 이번 시험발사도 문제 삼지 않을 수 있지만 미국 내 비판여론을 의식한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미국 협상팀으로서도 실무협상 재개가 임박한 시점에 등장한 이번 시험발사를 놓고 협상전략 최종 점검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어렵게 마련된 실무협상 테이블인 만큼 이번 시험발사로 판이 깨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무협상 개시까지 급격히 높아진 기싸움 수위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미국과 북한이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는 하지만 접점 확보를 위한 일정 정도의 공감대가 마련됐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미국은 비핵화의 최종상태에 대한 인식 공유와 로드맵 마련 착수 등 '포괄적 합의'를 내세우는 반면 북한은 신뢰에 바탕을 둔 단계적 접근과 이를 통한 신뢰 축적이 필요하다며 '새 계산법'을 압박하고 있다./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일 “남북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게 된 근본 원인은 남측의 배신적 행위에 있다”고 주장했다.노동신문은 미·북 실무협상 발표 다음날이자 북한 발사체 발사 당일 ‘여론을 오도(호도)하지 말라’는 내용의 논평에서 “남조선 당국이 북남관계의 교착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그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는 놀음을 벌이고 있다”며 “흑백을 전도하는 매우 불순한 언동이 아닐 수 없다”고 강변했다. 또 “남조선의 통일외교안보관계자라고 하는 인물들은 북남관계가 불안한 것이 우리가 저들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북남선언들이 이행되지 않고 있는 책임도 ‘남쪽 당국에만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수작질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북한이 이 같이 나온 이유는 미·북 협상을 우선시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실무협상 앞두고 더욱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남북 관계의 냉각 원인과 해결 관련 책임을 전부 우리 정부에 떠넘겨 자신들의 부담을 줄이려는 차원으로도 보인다.북한은 지난 1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오는 5일 미국과 실무협상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 후 98일만에 나온 발표였다.북한의 이 같은 태도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할 수도 있다는 전제로 행사를 준비한다고 알려졌다.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은 2일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김정은이) 한반도의 남쪽인 부산이라는 곳에 온다면 그 부분에 대해 여러 장치들도 만들어야 해서 아세안은 준비할 게 많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이 만나는 방식에 대해선 “여러 가지 형태가 있을 수 있다. 다자 회담 안에 들어올 수 있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당연히 양자는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