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수수방관

손실가능성 높은 금융상품
소비자에 사전 통보하는 장치
DLS 피해 나온뒤에도 작동안해
금융당국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의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를 알고도 수수방관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투자자에게 위험한 상품을 사전에 알리는 ‘소비자 경보등’은 문제가 된 DLS가 팔리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 이후 1년 이상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DLS 원금 손실 알고도 방치"…'소비자 경보등' 고장, 1년 넘게 안울려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2012년 6월 시작한 ‘소비자 경보’는 작년 8월 이후 한 번도 발동되지 않았다. 소비자 경보는 2017년 10건 등 제도 도입 후 총 64건이 발령됐다. 지난해에도 8월까지 6건이 발령됐지만 이후엔 감감무소식이다.

이번에 큰 손실이 난 해외금리 연계 DLS는 금감원이 사전에 문제점을 인지하고도 경보를 내리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작년 10월 금감원은 30여 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파생 금융상품에 대한 암행 감사를 벌였다.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해 고령 투자자 보호 방안을 잘 지키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각각 최저 수준인 ‘저조’, ‘미흡’ 등급을 줬다. 지난 4월 10일부터 DLS와 관련한 분쟁 접수도 네 차례나 들어왔다고 금융당국은 전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소비자 경보를 지난 1년 동안 내리지 않은 배경에 대해 금감원은 “각 부서에서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보도자료 등을 통해 상품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고 있다”며 “경보를 내리지 않은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해명했다.

소비자경보 제도란 민원이 급증하거나 신종 금융사기 수법 등장으로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있는 경우 소비자의 주의를 환기하는 제도다. 사안의 심각성 등을 고려해 ‘주의→경고→위험’ 3단계로 운용한다. 2012년 제도 도입 당시엔 “며칠 만에 30여만 명이 리트윗(트위터에서 다른 사람의 트윗 글을 다시 전파하는 것)했다”며 “금융상품 구조와 거래 형태가 복잡해져 소비자가 따라가는 데 한계가 있어 제도를 시작했다”고 홍보했다. 작년 3월엔 금리연계 DLS와 비슷한 파생상품인 ‘고위험 상장지수펀드(ETF) 은행 신탁상품’에 소비자 경보를 내렸다.

금감원은 당시 “투자자에게 충분히 설명한 뒤 상품을 판매했어야 하는데 이 같은 절차가 잘 지켜졌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은행에서 판 DLS 상품이 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이 있고, 투자자의 성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을 금감원도 사전에 알고 있었다”며 “사전 위험 경보 시스템이 어떤 이유에서 작동하지 않았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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