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불사용·적대관계 종식' 등 對北 안전보장 메시지…대화동력 유지 총력
美 새 방법론·제재완화 등 구체적 방법론 언급안돼…"총론만 확인 한계" 지적도
견고한 한미동맹 재확인 속 방위비·무기구입 이슈로…日 관련 언급은 없어
한미정상 '北美대화 진전' 발판…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가시권

문재인 대통령의 74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한 3박5일 방미 일정이 25일(현지시간) 마무리됐다.

최근 북미 간 비핵화 논의가 제 궤도에 오를 조짐을 보이고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인 만큼 '촉진자' 역을 자임하는 문 대통령의 이번 미국행은 더욱 관심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특히 방미 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을 향해 '70년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관계를 전환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는 등 북미대화 진전의 발판을 놓는데 주력했다.

청와대 내에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완전히 제 궤도를 회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비핵화의 '새 방법론'이나 북한이 요구하는 제재완화·체제보장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나오지 않으면서, 일부에서는 총론만 확인하는데 그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미정상 '北美대화 진전' 발판…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가시권

◇ '무력 불사용·적대관계 종식' 언급…북미대화 앞두고 동력유지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3일 한미 정상회담 후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해 무력을 행사하지 않고, 비핵화 시 밝은 미래를 제공한다는 기존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북한에 대한 '무력 불가침' 원칙을 밝힌 것으로, 모처럼 비핵화 협상에 청신호가 들어온 상황에서 북한의 대화의지를 살려나가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른 회담 결과로 보인다.

북한의 비핵화에 따른 '당근'을 보여주며 대화의 동력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가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합의를 기초로 협상해 비핵화 진전을 이루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언급한 것이나, "한미 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전환해 70년 가까이 지속된 적대관계를 종식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언급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는 'DMZ 국제평화지대' 조성을 제안, 북한의 안전보장과 관련해 실질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상응조치' 카드를 꺼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처럼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 '적대관계 종식' 등 총론에는 한미 정상이 공감대를 이뤘으나, 일부에서는 '하노이 노딜'의 원인이 됐던 비핵화 방법론에서의 차이를 좁히는 부분에서는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리비아 모델'(선 핵폐기-후 보상)을 비판하며 "어쩌면 새로운 방법이 매우 좋을지도 모른다"고 언급했으나, 막상 이 '새로운 방법론'이 뭔지는 한미 회담에서도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이 주장하는 체제보장이나 제재완화에 대해서도 명쾌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실질성과를 위한 핵심으로 꼽히는 북미 간 세부 로드맵 조율은 이번 회담에서 진전을 이루기보다는 실무협상의 몫으로 남게 된 셈이다.
한미정상 '北美대화 진전' 발판…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가시권

◇ 견고한 한미동맹 재확인…방위비분담금·무기구입 본격 수면위로
한미는 이번 정상회담으로 견고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고 입을 모았다.

방미 전까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을 두고 이견이 불거지는 등 한미 관계에 이상기류가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 사실이다.

이번 회담 후 백악관에서는 보도자료를 내고 "양 정상은 한미동맹이 한반도와 역내 평화 및 안보에 여전히 '린치핀'(핵심축)임을 재확인했다"고 밝히는 등 이런 우려를 일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미국의 LNG 가스에 대한 한국의 수입을 추가하는 결정이 이뤄지고, 한국 자동차 업계와 미국 자율운행 기업 간 합작 투자가 이뤄진 점 등도 동맹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일부에서는 이번 회담을 통해 한미 간 해법을 찾아야 할 과제들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한미회담에서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분담을 강조했다"며 "우리 정부들어 지속해서 증가하는 국방예산 및 미국산 무기 구매 증가, 분담금 꾸준한 증가 등 한미동맹 등에 기여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상세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역시 유엔총회 연설에서 동맹국을 향해 방위비의 공정한 분담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등 인상 압박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다.

한미 협상 대표단이 최근 내년도 방위비 협상에 돌입한 가운데, 이후 양국의 샅바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무기구매 역시 이번 방미 과정에서 새로 주목받은 이슈로 꼽힌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 정부의 미국산 무기구매와 관련해 지난 10년간 현황과 향후 3년간 계획을 밝힌 가운데, 이후 무기구매 규모의 추이가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편 이번 회담 과정에서 한일관계에 대한 언급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대면할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으나 끝낸 양 정상은 만나지 못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