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가치 지키기 위해 미군 주둔
볼턴 50억弗 청구서 내민 건 잘못"
CSIS 소장 "평화협정 맺더라도 주한미군 철수는 美에 재앙 될 것"

존 햄리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소장(사진)은 24일 “주한미군 철수는 (미국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햄리 소장은 이날 최종현학술원이 서울 역삼동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주최한 ‘한·미 동맹의 지속가능한 전략 모색’ 주제의 특별강연에서 “북한과 평화 협정을 맺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미국 정치인과 국민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CSIS는 미국 정치·외교 분야의 대표적인 싱크탱크다. 미 국방부 차관을 지낸 햄리 소장은 20년간 CSIS에 몸담아온 외교안보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한국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전초기지’로 지칭했다. 법치, 민주주의, 시장경제 등 미국이 지키려는 가치를 공유하는 곳이라고도 했다. 햄리 소장은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하면 과연 아시아에서 누가 미국을 대변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군이 처음 한국에 온 것은 북한 때문이었지만 지금까지 남아 있는 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은 한국이 힘을 길러 아시아에서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키는 데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햄리 소장은 최근 미국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더 부담하도록 압박하는 분위기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얼마 전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국에 와서 50억달러에 달하는 청구서를 내민 것은 잘못된 이해에 기초한 것”이라며 “미군이 여기에 주둔하는 것은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이 한국을 동맹으로 두고 있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이를 이해하는 미국인은 너무 적다”고도 지적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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