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韓·美 정상회담
'북핵 협상' 돌파구 찾나

"중동서 美로 수입처 바꾸는
'당근책' 비공개로 전달"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24일 오전 6시15분(현지시간 23일 오후 5시15분)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숙소인 인터컨티넨탈 바클레이호텔을 찾아 비핵화 방법론을 비롯해 양국 간 현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은 아홉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숙소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뉴욕 도착 >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2일(현지시간) 뉴욕JFK 공항에서 환영객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뉴욕 도착 >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2일(현지시간) 뉴욕JFK 공항에서 환영객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교착상태인 한반도 비핵화 논의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지난 6월 30일 이후 약 석 달 만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을 움직일 수 있는 대규모 투자계획 등의 ‘당근책’을 준비하며 그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여왔다. 문 대통령의 ‘깜짝선물’과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을 향한 유화 제스처가 맞물리면서 지난 8개월간 멈춰서 있던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는 평가다.

정상회담을 앞둔 현지 분위기도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얘기하고 있는 안전보장 문제나 제재 해제 문제 등 모든 것에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한다는 게 미국 측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노딜’로 끝난 지난 2월의 하노이 회담 당시와 미국 측의 입장이 사뭇 달라졌다는 얘기다.

강 장관은 하노이 회담 불발 이후 남·북·미 간 실패 원인을 오랜 기간 분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으로선 가장 중요한 게 북·미 실무대화와 협상이 재개되는 것”이라며 “북·미 실무협상에서 거기(비핵화)까지 어떻게 갈 것인지 로드맵을 만드는 게 가장 큰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상회담 결과는 회담을 해봐야 하지만, 어쨌든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조성되고 있다”고 기대를 높였다.

정부는 문 대통령의 이번 뉴욕 방문길에서 북한의 ‘체제 보장’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 역시 “북한이 하노이 이후에 이런저런 대화를 통해 안전 보장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북한은 각종 담화를 통해 ‘체제보장’과 ‘제재완화’ 두 가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유엔총회 기조연설’로 이어지는 일정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국제사회 지지를 확보하고, 북한의 체제 보장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낸다는 구상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움직이기 위해 기존 중동 중심의 천연가스 수입처를 미국으로 바꾸는 초대형 당근책을 미국 측에 비공개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이후 한·미 군사협력 관계가 다소 껄끄러워진 데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과도한 청구서’를 받아들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뉴욕=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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