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접촉 2~3주 내 열릴 것…비핵화 상응조치 입장차 여전히 커"
"가장 중요한 건 두 지도자 의지…文대통령 역할 중요해질 것"
문정인 "트럼프, '볼턴 해임'으로 북미관계 의지 보여줘"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표적인 '매파'인 존 볼턴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직에서 해임한 것은 북미 관계에 대한 '정치적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국방대 국가안전보장문제연구소가 개최한 '제30차 국내안보학술회의' 기조연설에서 "북미 간 실무접촉은 2∼3주 안에 열릴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경질 다음 날 그의 '리비아 모델'(선(先) 핵 폐기-후(後) 보상) 언급이 '큰 잘못'이었다고 비판한 점을 "정치적 의지"로 풀이하며 하반기 북미 실무협상 전망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이제는 "볼턴과 같은 훼방할 수 있는 사람이 사라진 국면"이라는 설명이다.

문 특보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 대해서는 "조금 보수적인 면은 있지만, 미 육사 출신으로서 명령에 상당히 익숙하다"는 인물평을 내놨지만, 볼턴 전 보좌관은 "상명하복이라는 지휘체계에 익숙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문 특보는 북미가 다시 테이블에 마주 앉게 되면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비핵화 범위와 상응 조치를 놓고 다시 한번 큰 입장차를 드러내며 팽팽한 힘겨루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문 특보는 "미국은 강선 등 최소 세 곳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비밀 핵시설에 대한 신고 및 폐기를 요청할 가능성이 크지만, 그에 대한 상응 조치는 북한을 그렇게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미국의 상응조치에는 인도적 지원이나 남북경협 지원 등이 포함될 수 있겠지만, 대북 제재 해제나 완화와 같은 북한이 진정으로 원하는 내용이 포함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해석이다.

또 연락사무소 개설이나 수교 협상과 같은 정치적 안전보장 문제, 전략자산 전개를 포함한 한미 군사훈련 중단, 불가침 협정 체결 등에 대해서도 "미국이 얼마나 준비됐는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현재 북미협상에 대한) 비관론이 90%인데 반해 낙관론은 10%, 그중에서도 협상이 될 거라고 보는 분은 1∼2%에 불과하다"며 "그러나 저는 1∼2%의 열린 낙관론자에 속한다.

북미 협상은 결국 지도자의 정치적 의지가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 전까지는 북미 관계를 해결하려 할 것으로 확신한다는 설명이다.

문 특보는 "앞으로 실무협상은 단순한 실무협상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방문까지 마음속에 두고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올해 하반기 상당히 긍정적인 발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여기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다시 작년처럼 문재인 대통령의 중요성"이라며 "(문 대통령은) 오는 24일 미국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데 한미동맹 측면도 있겠지만, 아마도 북핵 의제와 관련해 많은 이야기 나눌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