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일정 브리핑에 한일·한미일 언급없어…"日 변화없인 회담 명분 없다"
靑 "선택과 집중"…文대통령, 비핵화·한미동맹에 주력할듯
한일외교장관 회담 등 단계적 소통 거칠듯…트럼프는 한일 정상과 순차회동
文대통령, 뉴욕서 아베 만날까…성사 가능성 '희박'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22일∼26일 미국 뉴욕을 방문하지만, 이 기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한일정상회담은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19일 문 대통령의 5박 6일간 유엔총회 참석 일정을 브리핑하면서 한일 정상회담 혹은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23일(현지시간)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을 비롯, 한·폴란드 정상회담(23일), 한·덴마크 정상회담(23일), 한·호주 정상회담(24일) 등 다른 나라 정상들과 만남이 모두 공개된 점과 비교하면, 한일 정상회담이 언급되지 않은 것은 양국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으로도 볼 수 있다.

문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17년에는 유엔총회 참석 직전 러시아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참석을 계기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했으며, 그 직후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뉴욕에서 업무오찬을 겸한 한미일 정상 3자 회동을 했다.

지난해에는 한미일 정상 만남은 없었으나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46분간 정상회담을 했다.

이번에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를 만나지 않는다면 취임 후 처음으로 한일 정상이 대면하지 않는 유엔총회가 되는 셈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경제보복 사태에 대한 일본의 태도 변화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양국 정상이 만날 명분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일 정상이 만난다고 해도 입장차만 확인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한일 양국 역시 이를 알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 역시 지난 15일 기자들을 만나 '이번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여러 문제를 다 해결하는 자리가 되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방미 기간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 집중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여러 의제 가운데 한반도 비핵화, 한미동맹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한일 양국은 갑작스러운 정상 간 만남을 추진하기보다는 실무자급이나 장관급에서 접촉하면서 한일갈등의 외교적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20일 오전 도쿄에서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일 국장급 협의를 개최하며, 이 자리에서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신임 일본 외무상 간의 첫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도 논의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로서는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만남은 이런 단계적 논의를 거친 후에야 가시권에 들어올 수 있으며 단기간에 성사되기는 힘들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문 대통령은 한일갈등 해법으로 '외교적 해결'을 최우선시하는 기조를 유지하는 만큼, 일본의 극적인 태도 변화가 일어나거나 다른 특정한 계기가 마련된다면 한일 정상의 만남도 당겨질 수 있다는 추측도 흘러나온다.

일례로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25일(현지시간)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는 일본 교도통신의 보도가 나온 바 있어, 한미-미일 정상회담이 순차적으로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 정상과 각각 어떤 얘기를 나누느냐에 따라 한일 갈등의 국면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또 일부에서는 한일 간 물밑 논의 진행상황에 따라 10월 22일로 예정된 일왕 즉위식 역시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물밑 대화가 잘 진전될 경우 일왕 즉위식에 한국 정부의 고위급 인사를 파견, 이를 통해 한일 정상회담을 비롯한 다양한 갈등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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