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초청' 관련 답변 피하며
"우리에겐 가야할 길이 남았다"
트럼프 "아직 방북 준비 안돼"…美·北 실무협상 앞두고 신중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16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평양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아직 방북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북 실무협상을 앞두고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방북 의향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에겐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어느 시점이 되면 평양에 가게 될 것”이라며 “김정은 역시 미국에 오고 싶어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이 친서를 보내 평양으로 초청했느냐는 질문엔 “그것에 대해 언급하길 원하지 않는다”며 즉답을 피한 채 “(김정은과) 관계가 매우 좋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미·북 3차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도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방북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따른 부담을 느낀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또 북한을 향해 대화 테이블로 어서 나와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방문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답한 것도 북한을 정상 국가로 인정하는 모양새로 비치면서 미국 내 정치적 역풍이 불 가능성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으로서는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북한과의 협상에서 손에 쥔 게 없다. 재선을 위해 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의 외교 업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북한 비핵화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나와야 한다. 회담 장소와 시기에 대해선 북한과 상당 기간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 국무부는 북한이 전날 외무성 담화에서 대북 제재 해제와 체제 안전보장 문제가 논의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데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16일 “우린 북한과 합의되는 시간, 장소와 관련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린 9월 하순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환영한다”고 다시 강조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5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담화를 통해 “우리의 제도 안전을 불안하게 하고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과 장애물들이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 없이 제거될 때에라야 비핵화 논의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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